"코로나 무서워" 미국인들 핵폭발도 견디는 '지하벙커'로 숨는다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2020.03.26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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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벙커 모습/사진=AFP지하 벙커 모습/사진=AFP


미국 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무섭게 확산하면서 프레퍼족(prepper)의 지하 벙커 인기가 커지고 있다. 한때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입주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지하벙커에 살고있는 이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안도감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선 1950년~1960년대 냉전시대 이후 핵전쟁 등을 두려워 하는 이들이 폭탄 대피소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이후 프레퍼족이라고 불리는 생존 운동가들이 수십년 동안 생겨났다.

북부 캘리포니아에 있는 강화 벙커에서 아내와 아들, 반려견 두 마리와 살고 있는 한 남성은 "벙커에 사는 것을 후회한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안도감과 자부심마저 느낀다"고 말했다.



지하 3미터 위치에 설치된 그의 벙커는 핵 폭발을 견딜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소는 외부에서 조달하고, 화학적 독소를 차단할 수 있는 공기 여과 장치도 있다.

이러한 벙커가 단독주택과 비슷하다면 아예 지하 커뮤니티를 구축한 사례도 있다.

래리 홀은 캔자스 주 글래스코에서 해체된 미사일 사일로(지하저장고) 내에 지하 15층까지 있는 서바이벌 콘도를 구축했다. 서바이벌 콘도는 직원을 포함해 총 75명이 살 수 있다. 여러 채소를 키울 수 있는 양식장도 있고 수영장과 피트니스 센터 등도 있다. 홀은 "2012년 당시 일부는 호화로운 종말 대피소를 소유했다며 조롱했지만 지금은 문의하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한 서바이벌 콘도 거주자는 "피난처에 사는 것만이 바이러스로부터 나를 온전히 지키는 방법은 아니겠지만 최소한 다른 사람들로부터 나를 격리시킬 수 있다"며 "안전한 느낌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코로나19가 미국에서 크게 퍼지면서 벙커와 피난처 업체를 찾는 사람은 급증했다. 벙커 업체 라이징 에스는 "지난 3주 동안 서명한 계약 건수가 두 배 이상 늘었다"고 WSJ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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