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증시급락..IPO 시계 멈춘다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0.03.12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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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COVID-19) 확산 여파로 주식시장이 급락하면서 IPO(기업공개) 시장에서도 이상 기류가 감지된다. 상장 철회, 공모 일정 변경 등을 결정하는 기업이 속속 나올 정도로 IPO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질수록 올해 IPO 농사는 '흉년'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20.30포인트(1.06%) 하락해 1887.97로 출발한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정관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20.30포인트(1.06%) 하락해 1887.97로 출발한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정관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달 들어 메타넷엠플랫폼과 센코에테크가 상장 절차를 철회한 데 이어 압타머사이언스가 공모 일정을 미뤘다. 앞서 지난 2월 25일 에스씨엠생명과학 역시 공모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 메타넷엠플랫폼의 경우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까지 진행했지만, 예상보다 저조한 평가를 받고 IPO를 포기했다.



코넥스 시장 바이오 대표주자 노브메타파마 (20,500원 ▲450 +2.24%)도 코스닥 이전 상장이 불투명하다. 지난 3~4일 IPO를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접수 물량의 80% 이상이 희망공모가밴드 하단 미만 가격으로 몰렸다. 결국 공모가 산정에 실패하고 오는 23~24일 수요예측을 다시 실시하기로 했다. 하지만 앞선 수요예측이 끝난 뒤인 지난 5일부터 코넥스에서 주가가 급락, 두 번째 수요예측 결과도 흥행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IPO 시장 투자 수요가 얼어붙자 이미 한국거래소의 상장심사를 통과한 기업 사이에서도 눈치보기가 만연하다. 지난해 12월 심사 승인을 받은 SK바이오팜과 엘이티는 현재까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못 했다. 더 늦어질 경우 심사 승인 뒤 6개월 안에 상장 절차를 완료해야 하는 규정을 지키지 못 할 수 있다. 거래소에선 발행회사의 요청이 있을 경우 상장 승인 효력을 6개월에서 추가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만약 상장 승인 효력이 연장된다면,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증시급락..IPO 시계 멈춘다
코로나19로 IPO와 관련한 모든 절차가 악영향을 받고 있다는 해석이다. 우선 거래소의 상장심사도 연초 감사보고서 제출 시기와 맞물려 더욱 지연되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심사가 진행 중인 기업의 사업 및 경영 환경이 변할 경우 추가적인 검토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9월과 11월 각각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드림씨아이에스와 소마젠은 아직 심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이 외에도 지난해 12월 상장심사를 청구한 대다수 기업이 아직 심사 승인을 받지 못 했다.



가장 큰 문제는 공모 시장의 급격한 투자 심리 위축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IPO를 추진하는 기업의 올해 실적을 예단하기 어려운데다 주식시장까지 급락하면서 공모 기업의 밸류에이션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IPO 기업이 공모 과정에서 마케팅을 못 하는 문제를 떠나 기업 실적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주식시장 급락으로 비교기업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가격 매력이 떨어지는 공모주를 살 이유가 없어지게 된다"며 "시장 분위기가 이렇다보니 지금 상황에서 수요예측이나 청약을 진행하는 데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전망도 불투명하다. IPO 시장은 통상적으로 1분기가 감사보고서 마감 등 영향으로 비수기다.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공모 시장이 활기를 띠기 시작하는데 코로나19 사태가 더 이어질 경우 IPO 수요 역시 더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코스닥 시장을 위주로 2015년부터 활발해진 IPO 시장의 열기가 한풀 꺾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거래소 관계자는 "올해 각 증권사 IB(투자은행)에서 IPO 준비를 많이 한 것으로 아는데, 코로나19가 큰 변수로 작용할 것 같다"며 "코로나19가 언제까지 이어질지가 가장 중요한데, 지금 단계에선 공모 시장 전반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지만 어려운 시기가 지나면 회복 속도 역시 빠른 게 IPO 시장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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