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폭락사 새로 쓴 '코로나19'와 '신천지'

머니투데이 강상규 소장 2020.03.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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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재무학]<298>재무학 교과서에 기록될 '2020년 코로나19 폭락'…"결국은 회복된다"

편집자주 투자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알면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글로벌 증시 폭락사 새로 쓴 '코로나19'와 '신천지'


대학에서 가르치는 재무학 교과서엔 역대 주식시장의 폭락사가 기록돼 있습니다. 예컨대 1929년 폭락, 1987년 폭락, 2008년 폭락 등등입니다. 이들 증시 폭락은 하락폭(포인트 혹은 퍼센트)에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고 있지요. 1929년 10월엔 미국 다우지수가 이틀간 23% 급락했고, 1987년 10월엔 하루에 무려 22.6%나 폭락했습니다. 그래서 단순한 폭락이 아닌 대폭락이라고 부르곤 합니다.

이들 증시 폭락은 각기 다른 배경과 원인에 의해 촉발됐습니다. 예컨대 1929년 폭락은 경제 대공황으로 이어졌고, 1987년 폭락은 월요일에 발생했다고 해서 블랙먼데이라고 부릅니다. 2008년 폭락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됐지요.



그런데 이러한 증시 폭락사에 올해 2월에 발생한 폭락이 추가되게 생겼습니다. 27일 미국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하루에 -1190.95포인트, -4.4% 폭락했습니다. 다우지수 136년 역사상 최대 하락포인트입니다. 이틀 전인 24일에도 다우지수는 -1031.61포인트, -3.6%나 빠졌습니다. 하락포인트 역대 4위에 해당합니다. 29일에도 다우지수는 한 때 -1085.63포인트나 급락했다가 -357.28포인트 하락한 채 마감했습니다. 일주일 동안 -1000포인트 넘게 폭락한 게 세 번이나 발생하면서 재무학 교과서의 증시 폭락사를 새로 쓰게 생겼습니다.

국내 증시도 28일 코스피지수가 -67.88포인트, -3.3% 급락하며 2000선이 무너졌고, 일본 도쿄 증시는 -805.27포인트, -3.7% 폭락했습니다. 중국 증시와 유럽 증시도 -3.5~-3.7%의 폭락세를 기록하기는 매한가지입니다.



앞으로 많은 재무학자들이 올해 2월에 발생한 글로벌 증시 폭락의 배경과 원인을 분석할테지요. 여기서 한 가지 분명한 것은 2020년 폭락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사태와 관련이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재무학자들은 2020년 폭락을 십중팔구 ‘코로나19 폭락’(COVID-19 crash)으로 명명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런데 올해 2월 글로벌 증시 폭락은 과거와 다른 점이 하나 있는데, 역대 증시 대폭락이 모두 미국에서 발생했다면 올해 2월 글로벌 증시 폭락은 한국에서 촉발됐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근본적인 원인은 중국 우한시에서 발발한 코로나19 감염 사태이지만, 한국에서 2월 18일 31번 확진자자 나오기 전까지 국내 증시를 비롯해 글로벌 증시가 중국 코로나19 사태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오히려 상승세를 이어갔다는 점에서 한국의 31번 확진자가 2020년 증시 대폭락의 시발점에 더 가깝게 서 있습니다.

이미 국내 언론뿐만 아니라 외신에서 ‘31번 확진자’는 국내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초래한 주범으로 많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31번 확진자가 나온 2월 18일 전까지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는 사실상 정체돼 있었는데, 31번 확진자가 나온 후부터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내 증시도 31번 확진자가 나오기 전까지 잘 나갔습니다. 중국 우한시에서 1월에 코로나19가 창궐해 확진자와 사망자가 속출하고 우한시가 봉쇄되는 사태가 벌어지는 과정에서도 국내 증시는 큰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2월 18일 31번 확진자가 나오면서부터 국내 코스피지수가 하락세로 돌아섰고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되면서 하락세가 가속화됐습니다. 31번 확진자가 나온 후 2월 28일까지 코스피지수는 -11.4% 급락했습니다.

이어 이탈리아와 이란 등 해외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증가하고 미국 내에서도 감염원을 모르는 확진자가 나오면서 글로벌 유행병(pandemic) 공포를 촉발시켰고, 결국 미국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는 대폭락을 하고 말았습니다. 미국 다우지수는 31번 확진자가 나온 2월 18일부터 2월 28일까지 -13.6% 급락했습니다. 따라서 2020년 2월 증시 폭락의 배경과 원인을 설명할 때 한국의 ‘31번 확진자’를 빠뜨리고 넘어갈 순 없을 것 같네요.

그런데 ‘31번 확진자’가 나중에 신천지 교인으로 밝혀지면서 이번 사태의 진짜 배경으로 신천지가 지목되고 있습니다. 신천지는 특이한 예배방식과 비밀스런 선교활동 등이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을 확산시켰다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신천지가 처음부터 조심하고 예방조치를 잘 했더라면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고, 결과적으로 증시 대폭락도 일어나지 않았을 테지요. 따라서 ‘31번 확진자’와 더불어 ‘신천지’는 재무학 교과서의 증시 폭락사에 두고두고 기록되지 않을까 합니다.

마지막으로 과거 증시 폭락사를 분석하면 한 가지 공통점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것은 시간이 흐른 뒤 증시가 결국 회복됐다는 것입니다. 증시 폭락이 얼마나 지속되고 회복하는 데까지 얼마나 오래 걸렸는 지는 저마다 차이가 있지만 폭락 뒤에는 증시가 어김 없이 회복됐다는 점은 불변의 사실입니다. 마찬가지로 올해 2월 증시 폭락도 결국 회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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