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에 떨어지는 유가, 원유펀드 올들어 20% '뚝뚝'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20.02.2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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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에 떨어지는 유가, 원유펀드 올들어 20% '뚝뚝'


국제유가가 코로나19 사태로 연일 하락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활동이 위축되면서 석유 수요도 함께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을 짓누른다. 3월 이후 유가가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지만, 코로나19의 '진짜 영향'을 직면하면 유가가 다시 추락할 수 있다는 경계감도 만만치 않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전날보다 1.17달러(2.34%) 내린 48.73달러를 기록했다. 원유 가격은 최근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5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말 60달러대에 거래됐던 원유는 올들어 20% 떨어졌다.



원유 가격 급락으로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금융상품들의 수익률에도 비상이 걸렸다.

펀드닥터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삼성KODEX WTI원유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원유-파생형)과 미래에셋TIGER원유선물 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원유-파생형)의 올해 수익률은 각각 -19.49%, -19.16%를 기록했다.



이들 펀드는 S&P다우존스가 발표하는 원유선물지수 'S&P GSCI Crude Oil Index Excess Return'을 기초지수로 하는데, 이 지수는 WTI원유선물 가격을 기초로 한다. 원유가격이 떨어지면 펀드 수익률도 자연히 그만큼 하락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심혜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WTI 기준 국제유가는 지난 1월20일 이후 코로나19 영향권 하에 들어왔다"며 "2월 들어 완만한 W자형 반등을 보였던 유가는 중국 외 일본, 한국, 이란, 이탈리아 등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재차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유가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한다. 당초 시장은 유가가 50달러 초중반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상황이 예상보다 악화하면서 유가는 40달러 대로 떨어진 상황.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사스가 발병했던 2003년과 현재를 비교하면 중국이 글로벌 석유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에서 14%로 상승했다. 과거과 비교할 때 그만큼 유가의 변동성이 커졌다는 진단이다. 특히 코로나19가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인 중국 뿐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은 유가 상승 억제 요인으로 꼽힌다.

1분기를 저점으로 유가가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흔들리고 있다. 중국 내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하고 3월 초 산유국 회의를 통해 추가 감산이 논의되면 일시적으로 유가가 오를 수 있지만, 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실제 코로나발 수요 감소가 반영된 경제지표들의 발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아직 우리는 코로나19로 인해 실제 경제가 얼마나 타격을 입었는지 모른다"며 "지금은 막연히 추정만 하는 상태인데, 진짜 숫자가 나오면 시장이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두렵다"고 말햇다.

일각에선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일단락되면 원유 가격이 본격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경기순환적 관점에서 볼 때 경제회복기에 원자재 가격은 대부분 가파르게 올랐다. 산업용 실수요 반등에 따라 원유 같은 산업용 원자재의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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