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관론' 차있던 월가, "이젠 모른다, 코로나 어떻게 끝날지"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20.02.25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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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시각]

(AFP=뉴스1) 송원영 기자 =   24일 (현지시간)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마스크를 착용한 한 시민이 두오모 대성당 앞을 지나가고 있다. 일간 라 레푸블리카·ANSA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북부 롬바르디아에서만 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사망자는 총 7명으로 늘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AFP=뉴스1) 송원영 기자 = 24일 (현지시간)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마스크를 착용한 한 시민이 두오모 대성당 앞을 지나가고 있다. 일간 라 레푸블리카·ANSA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북부 롬바르디아에서만 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사망자는 총 7명으로 늘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사태가 어떻게 끝날지 이젠 아무도 모른다. 그럼에도 주가는 여전히 고평가돼 있다. 코로나19의 위험은 아직 주가에 완전히 반영돼 있지 않다." (케이쓰 러너 선트러스트자문 수석전략가)

불과 열흘 전까지만 해도 월가는 낙관론으로 가득차 있었다. 중국에서 코로나19의 기세가 한풀 꺾이고 공장도 재가동되기 시작했으니 곧 모든 게 정상으로 돌아올 거라고. 바이러스의 위력이 약해지는 봄이 오면 코로나19도 뉴스의 중심에서 멀어지기 시작할 거라고.



하지만 상황은 다르게 흘러갔다. 중국을 떠난 바이러스가 한국, 이탈리아, 이란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세계적 대유행'(pandemic)에 대한 우려까지 나온다.

이젠 사태가 어디까지 확산될지 누구도 섣불리 예단할 수 없게 됐다. 뉴욕증시가 2년만에 최대 폭락을 연출한 이유다.



"최대 15% 주가 조정 가능성"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031.61포인트(3.56%) 급락한 2만7960.80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지수는 111.86포인트(3.35%) 떨어진 3225.89를 기록했다.

두 지수 모두 2018년 2월 이후 가장 큰 하락률이다. 이로써 두 지수는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실적에 타격을 입은 항공주들이 하락세를 주도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전날보다 355.31포인트(3.71%) 폭락한 9221.28에 마감했다.


프루덴셜 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수석전략가는 "그동안 시장은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낙관적이었지만, 오늘 그 낙관론이 시험을 받았다"며 "투자자들은 기업들의 실적이 얼마나 악화될지 묻기 전에 주식부터 내다팔았다"고 했다.

현재 전세계 34개국에 걸쳐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약 8만명에 달하고, 사망자는 2600명을 넘어섰다. 이탈리아에선 확진자가 220명을 넘고, 사망자가 7명으로 늘었다. 이란에서도 확진자와 사망자가 공식적으로만 각각 61명, 12명에 달한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한국과 이탈리아, 이란에서 갑자기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늘어난 것은 깊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바이러스가 잠재적으로 '대유행'(pandemic)할 수 있는가? 물론 그렇다"면서도 "우리가 거기 이르렀는가? 우리 평가로는 아직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오퍼튜너스틱 트레이더의 래리 베네딕트 CEO(최고경영자)는 "세계에서 2번째 경제대국인 중국이 사실상 멈춰섰는데, 투자자들은 아직 이를 주가에 모두 반영하지 않았다"며 "최대 15%의 주가 조정이 시작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탈리아 코로나 확산에 유럽증시 4% 급락
유럽증시도 폭락했다. 이탈리아에서 북부 롬바르디아주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 탓이다.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전 거래일보다 16.21포인트(3.79%) 떨어진 411.86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탈리아 밀라노증시의 FTSE MIB는 전날보다 1345.96포인트(5.43%) 폭락한 2만3427.19로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544.09포인트(4.01%) 급락한 1만3035.24,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237.85포인트(3.95%) 하락한 5791.87을 기록했다.

영국 런던 증시에서 FTSE1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47.09포인트(3.34%) 하락한 7156.83에 마감했다.

항공주들의 낙폭이 특히 컸다. 이지젯과 라이언에어 홀딩스는 각각 10% 이상 떨어졌다.

국제유가도 급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WTI(서부텍사스산원유)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95달러(3.7%) 내린 51.43달러에 마감했다.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4월물 브렌트유는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이날 밤 10시17분 현재 2.41달러(4.1%) 떨어진 56.09달러에 거래됐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랠리를 이어갔다. 이날 오후 4시21분 현재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금은 전장보다 12.40달러(0.75%) 상승한 1661.20달러를 기록했다.

미 달러화도 강세였다. 같은 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03% 오른 99.29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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