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쇼크에도 현대百 동대문 면세점, 2030으로 붐볐다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0.02.2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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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20일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 가보니…오픈 전부터 입장객으로 인산인해

20일 오전 11시50분 찾은 서울 중구 동대문 두산타워 1층. 이날 문을 여는 현대백화점동대문점에 방문하기 위해 매장 오픈 전부터 외국인 관광객와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유승목 기자20일 오전 11시50분 찾은 서울 중구 동대문 두산타워 1층. 이날 문을 여는 현대백화점동대문점에 방문하기 위해 매장 오픈 전부터 외국인 관광객와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유승목 기자


"한산할 줄 알고 와봤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훨씬 많네요."

20일 오전 11시50분, 서울 중구 동대문 두산타워 1층은 엘레베이터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붐볐다. 이날 정오에 오픈하는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을 방문하기 위한 외국인 관광객과 시민들의 발걸음이 몰려서다. 평일 낮 시간대 두타 쇼핑몰이 인산인해를 이루는 모습은 흔치 않은 광경이다.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산으로 인파가 몰리는 곳에 대한 기피현상이 커지며 서울시내 백화점과 쇼핑몰에 손님이 뚝 끊긴 상황을 고려하면 더욱 이례적이다. 실제 이날 두타몰 전 층을 둘러보니 면세점이 들어선 6~13층 외에 다른 층은 한산하기만 했다.



오픈 첫 날 면세점은 긴장감보단 활기가 감돌았다. 직원 뿐 아니라 대다수의 고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접촉이나 대화를 조심하면서도 매장 오픈에 대한 기대감으로 모두 들뜬 분위기였다. 7층 한 뷰티브랜드 매대에서 중국인 고객에게 밝은 목소리로 제품을 소개하는 직원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20일 낮 12시 찾은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 7층(사진 위)은 사람들로 몰린 반면,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3층 일반 쇼핑몰 매장은 한산하다. /사진=유승목 기자20일 낮 12시 찾은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 7층(사진 위)은 사람들로 몰린 반면,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3층 일반 쇼핑몰 매장은 한산하다. /사진=유승목 기자
각 매장마다 가족, 친구 단위로 한국을 찾은 중국·일본 관광객들이 눈에 띄었다. 여행용 캐리어를 끌고 온 외국인도 적지 안았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매장을 찾았다는 직장인 이모씨(30)는 "다음달 미국 여행을 앞두고 있어 들러봤다"며 "한산할 줄 알았는데 사람들이 많아 놀랐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소비시장 전반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고심 끝에 예정된 날짜에 오픈이라는 강수를 둔 현대백화점면세점 측도 안도하는 눈치였다. 당초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경제 활력을 되살리자는 뜻에서 면세점 오픈을 진행했었다. 지나친 공포감에 경영활동이 위축되면 안될 뿐더러, 개점을 늦추면 협력사와 판매사원, 인근 영세 상인들까지 피해를 입을 수 있단 판단에서다.



여행심리가 주저앉고, 코로나19로 정상적인 마케팅 활동도 전개할 수 없어 '오픈 특수'를 누리기 어렵다는 점에서 걱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최근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오픈 축하 행사 및 대규모 집객 행사도 열지 않았고, 매장 운영 시간도 3시간30분 줄인 상황이다.
20일 서울 중구 두산타워에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이 문을 열었다. /사진=현대백화점면세점20일 서울 중구 두산타워에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이 문을 열었다. /사진=현대백화점면세점
하지만 오픈 첫 날부터 고객들이 몰리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한 동대문 시내면세점의 전망이 한층 밝아지게 됐다. 특히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이번 동대문점을 오픈하며 세운 전략을 고려하면 코로나19가 다소 진정될 경우 국내외 2030 젊은층의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럭셔리 면세점을 지향한 기존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점과 달리 동대문 면세점은 밀레니얼 세대를 노린 트렌디한 라이프스타일 면세점으로 꾸몄다. 명동과 함께 동대문이 사통팔달 관광의 요지로 젊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리는 '쇼핑 1번지'라는 점을 활용한 것이다.

실제 동대문 상권은 연간 700만 명의 외국인이 찾는 곳으로 동대문 패션타운과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등이 있다는 점에서 젊은 여행객들이 몰린다. 파르나스호텔의 나인트리와 메리어트 계열의 목시 등 젊은층이 자주 이용하는 3~4성급 중저가 비즈니스 브랜드가 연달아 문을 여는 이유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 대상 쇼핑문화축제인 '코리아그랜드세일'의 웰컴센터가 두타몰 앞에 자리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20일 낮 12시에 찾은 서울 중구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 7층 매장에 사람들이 몰려있는 모습. /사진=유승목 기자20일 낮 12시에 찾은 서울 중구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 7층 매장에 사람들이 몰려있는 모습. /사진=유승목 기자
이에 현대백화점면세점은 6~8층은 영럭셔리관, 9~11층은 K패션·한류관, 12층은 K뷰티관으로 꾸미고 무려 330여개의 국내외 브랜드로 매장을 채워 젊은 소비자들의 취향저격에 나섰다. 안다르, 에이지, 캉골 등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끄는 K패션 브랜드가 들어온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은 내년 3월까지 이 같은 콘셉트를 지속 확장에 단계적으로 더 젊고 트렌디하게 매장을 리뉴얼한다는 계획이다. 또 인근에 위치한 현대시티아울과 연결 통로를 만드는 등 시너지도 강화한다. 이를 통해 올해 1조6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3년 내 면세점 매출 규모를 2조원대로 키운다는 목표다.

황해연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는 "기존 무역센터점을 MICE 특구를 찾는 비즈니스 관광객을 타깃으로 한 '럭셔리' 면세점으로 만들고 새로 오픈하는 동대문점은 2030을 타깃으로 한 면세점으로 운영해 시너지를 키울 것"이라며 "서울 강남과 강북을 잇는 투트랙 운영 전략으로 향후 브랜드 유치부터 물량 확보까지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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