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6 대책 후 노·도·강 집값은 1억씩 뛰었다, 왜?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20.02.20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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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대책 후 노·도·강 집값은 1억씩 뛰었다, 왜?


정부 12.16 부동산 대책 영향으로 서울 강남권 주요 아파트 단지 가격이 약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시세 9억 미만 중저가 주택이 밀집한 강북권에선 대책 발표 전보다 가격이 1억 이상 뛴 거래가 적지 않다. "풍선효과가 없다"는 정부의 판단이 무색한 결과다.

12.16 대책 이후에도 강북권 아파트값 고공행진
1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2월 노원, 도봉, 강북 등 서울 강북권에서 거래된 아파트 중 지난해 연말보다 높은 가격에 팔린 곳이 다수 발견된다.



노원구 중계동 ‘청구 3차’ 전용 84㎡(11층)은 지난 1월 말 9억9000만원에 매매됐다. 지난해 11월 시세보다 1억2000만원 오른 신고가다.

도봉구 창동 ‘북한산아이파크’ 전용 119㎡(16층)도 지난 1월 말 9억5000만원에 매매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한 달 전 같은 평형이 8억~8억5000만원 거래된 점을 고려하면 1억원 이상 뛴 것이다.



강북구 미아동 ‘꿈의숲롯데캐슬’ 전용 84㎡(6층)도 1월 말 신고가인 8억52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11월 같은 평형 최저 매매가(7억4700만원, 2층)보다 1억원 가량 상승했다.

이와 함께 금천구, 구로구, 관악구 등 시세 9억 이하 단지 비중이 높은 지역의 아파트값도 덩달아 오름세를 나타낸다.

강남권 상승세 꺾였지만…비강남권은 더 올라
이 같은 비강남권 '풍선효과'는 실제 지표로도 확인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2.16 대책 이후 지난 2월 10일까지 서울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은 0.26%로 집계됐다.

주요 자치구별 상승률을 보면 강남(-0.28%) 서초(-0.04%) 성동(-0.68%) 용산(-0.10%) 강동(-2.25%) 등 시세 9억 초과 고가 아파트가 많은 지역은 가격이 약세를 보였지만 노원(0.25%) 도봉(0.43%) 강북(1.17%) 관악(0.54%) 구로(1.23%) 금천(1.42%) 등은 가격이 더 올랐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세 9억 초과 아파트 대출 규제가 강화되니 그 이하 가격대로 수요가 옮겨가면서 발생한 일종의 풍선효과로 봐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 서울 시내 공급을 늘릴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최근 이른바 수·용·성(수원, 용인, 성남) 지역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아파트값 오름세도 서울 비강남권 시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과 거리가 있는 이들 지역도 신축 단지 가격이 전용 84㎡ 기준 10억원을 넘은 사례가 속출하자 이보다 교통, 교육 여건이 좋은 서울 강북권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확산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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