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국가 프리미엄 한계 도달, 인적 역량에 주목하라”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02.10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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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발국가 프리미엄 한계 도달, 인적 역량에 주목하라”


“기술 역량 보다 인적 역량을 최우선으로 하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9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혁신전략연구소가 후발국가 프리미엄이 한계에 도달한 상황에서 과거와 다른 성장경로를 개척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 ‘국가기술혁신체계(NIS) 2020s: 전략과 과제’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첨단기술제품 수출액, 전 세계 선박 발주량 및 한국 수주량, 삼성전자 실적 추이, 현대차 국외 시장 전체 판매량 등 경제 관련 국내외 통계·실적, 해외시장조사기관 자료 등을 인용하며 산업 전반의 경기 침체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노동 투입 감소, 신성장산업 부재, R&D(연구·개발) 투자성과 미흡, 우수 인력 해외 이탈, 규제 개선 부진 등으로 지속 성장 가능성엔 이미 적색등이 켜진 상태다. 잠재성장률은 3.9%(2002~2010년), 2.5%(2016~2020년), 1.9%(2026~2030년) 대로 좀처럼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 경제 활동의 효율성을 나타내는 총요소생산성(TFP)도 2016~2020년 연평균 2.5%로 10년 전 3.9%보다 더 떨어졌다.



보고서는 지난 20년간 우리나라 ‘주력 수출 상위 제품 추이 분석’에서 반도체와 자동차, 석유화학, 조선, 전자산업 등 기존에 잘 되던 산업에만 더 집중하는 ‘경로 의존적’인 면이 높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정부 R&D도 여기에 치우쳐져 있어 글로벌 경제 사이클에 따라 침체를 겪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를 집필한 이장재 KISTEP 혁신전략연구소장은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고 있는 반도체, 자동차 등의 주력산업의 판매율과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더 큰 문제는 대체 가능한 혁신성장 기업 또는 산업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신속한 추격에서 창의적 혁신성장을 이끌 NIS로의 대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를 위해 우선 창의적 인재 양성 강화 및 유출 방지, 수급 불일치 해소 등을 통해 인적 역량을 제고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제조업 위주로 선진국을 따라잡는데 집중했던 과거에는 기술적 역량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지만, ‘새로운 우리만의 것’을 창출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혁신의 주체가 되는 인적 역량이 그 무엇보다 우선된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연구중심대학을 활성화하고 해외 우수연구·기술인력 이민제도 도입, 우수 연구자 수급 관련 모니터링과 추적평가를 실시할 것을 제안했다.

또 기술혁신의 성장기여도를 높이기 위해 국가 전체 R&D에서 공공 R&D 투자 비중을 25%까지 끌어올리자고 제안했다. 현재 정부 비중은 23.3%에 그친다.

아울러 정부가 혁신성장을 주도하려는 직접적 정책 개입보단 규제 해소 등을 통해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는 식의 유인책 전략에 기반한 국가 거버넌스 역할 재정립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소장은 “국가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이제는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야 할 때”라며 “앞으로의 10년이 미래 변화에 대응하는 ‘골든 타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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