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연준 '양적완화' 지속에 안도…다우↑·S&P↓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20.01.30 06:56
글자크기
[뉴욕마감] 연준 '양적완화' 지속에 안도…다우↑·S&P↓


뉴욕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시중에 돈을 풀고 단기채권을 사들이는 '미니 양적완화'를 당분간 유지키로 했다는 소식이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대한 공포는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다.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1.60포인트(0.04%) 오른 2만8734.45로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도 5.48포인트(0.06%) 상승한 9275.16를 기록했다. 애플과 테슬라가 양호한 실적을 공개하며 각각 2% 이상 뛰었다.



반면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2.84포인트(0.09%) 내린 3273.40에 마감했다.

MUFG 크리스 럽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채권 매입을 계속 한다는 소식이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며 "투자자들은 연준이 공급할 현금 유동성이 주식 랠리의 연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내 소비 '강력해'→'적당해' 하향 평가
연준은 이날 이틀간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를 마치며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을 현행 1.50~1.75%로 동결했다. 이날 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지난해 3차례의 금리인하를 마친 뒤 지난해 12월에 이어 2차례 연속 동결 기조를 이어간 셈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해 10월 마지막 금리인하 직후 기자회견에서 "경기 전망에 큰 변화가 없는 한 동결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연준은 통화정책 성명서에서 미국 경기의 버팀목인 국내 소비에 대한 평가를 기존 '강력하다'(strong)에서 '적당하다'(moderat)로 한단계 낮췄다.

그러나 이밖의 문구는 대체로 지난해 12월과 같았다. 연준은 미국 고용시장이 탄탄하고,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 역시 목표치인 2.0%에 근접하고 있다고 봤다. 또 기업 투자에 대해선 부진하다는 평가를 유지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인플레이션 목표는 최대 2%가 아니라 2% 안팎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2%를 밑도는 현재 인플레이션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단기채권 매입 지속…사실상 양적완화
한편 연준은 단기물 국채 매입을 최소한 2/4분기까지 이어가기로 했다. 초단기 유동성을 공급하는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시장에 대한 개입도 오는 4월까지 유지키로 했다.

연준의 단기채권 매입은 명목상 단기자금시장 안정을 위한 것이지만, 시중에 자금을 공급한다는 점에서 사실상의 양적완화로 해석된다.

지난해 9월 단기자금 조달비용인 레포 금리가 10%까지 치솟자 연준은 월 600억달러 규모의 단기물 채권을 사들이며 시장 안전에 나선 바 있다.

다만 연준은 초과지급준비금에 대한 금리는 1.55%에서 1.60%로 0.05%포인트 인상했다. 연준 관계자는 "기술적 조정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확산세를 이어갔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다소 반감됐다. WHO(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이날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는 전세계적으로 6065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중국 내 확진자는 사망자 132명을 포함해 5997명이며 중국 외 15개국에서 68명이 감염 진단을 받았다.

"굿바이! 영국"…유럽의회, 브렉시트 최종 승인
유럽증시는 올랐다. 이날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전날보다 1.85포인트(0.44%) 오른 419.41로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21.31포인트(0.16%) 상승한 1만3345.00,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29.07포인트(0.49%) 뛴 5954.89에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에서 FTSE100지수는 전날보다 2.88포인트(0.04%) 오른 7483.57를 기록했다.

한편 유럽연합(EU)의 입법부인 유럽의회는 이날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최종 승인했다. 영국은 예정대로 이틀 뒤 EU를 떠난다.

영국 공영 BBC방송에 따르면 유럽의회는 이날 브렉시트 탈퇴협정을 찬성 621표, 반대 49표의 압도적인 찬성 아래 비준했다. 영국은 지난주 이 협정의 의회 승인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재가를 이미 마쳤다.

표결을 마친 뒤 의원들은 영국 스코틀랜드 민요 '올드 랭 사인'(석별의 정)을 부르며 브렉시트를 기념했다.

영국 측 유럽의회 의원들 일부는 영국이 언젠가 EU에 돌아올 수 있길 바란다고 아쉬운 마음을 밝혔다. 브렉시트당을 이끄는 나이절 패라지 등 강경파 의원들은 마지막까지 EU를 비판했다.

브렉시트가 이행되면 영국에 할당된 유럽의회 의석 73석은 사라진다. 이 가운데 27석만 다른 EU 회원국 출신 의원들로 충당된다.

영국은 오는 31일 현지시간으로 오후 11시(한국시간 2월1일 오전 8시) 브렉시트를 이행한다. 2016년 6월 국민투표에서 EU 탈퇴가 결정된 지 3년 7개월 만이다.

브렉시트가 실현돼도 당장 변화는 없다. 영국과 EU는 올해 12월31일까지 전환기 동안 현재의 관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무역협정 등 미래 관계에 대한 협상을 실시한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전환기 연장 없이 신속한 합의를 하겠다고 장담하고 있다. EU 지도부는 단기간 내 복잡한 협상 타결은 쉽지 않다며 필요한 경우 전환기 연장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협상이 결렬되고 전환기 연장도 무산될 경우 영국은 내년 1월 최종적으로 합의 없는 '노딜' 브렉시트에 직면할 수 있다.

美 원유재고 급증 속 혼조…WTI↓·브렌트↑
국제유가는 혼조세를 보였다. OPEC(석유수출국기구)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중국의 석유 수요 감소를 고려해 감산 연장을 검토하는 가운데 미국에선 원유 재고가 급증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5센트(0.3%) 내린 53.3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3월물 브렌트유는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이날 밤 10시7분 현재 17센트(0.3%) 오른 59.68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미국 EIA(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지난 24일까지 일주일 동안 미국의 원유 재고량은 350만 배럴 늘었다. 당초 시장이 예상한 증가폭 140만 배럴을 크게 웃돈다.

한편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OPEC은 감산을 최소한 6월말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당초 OPEC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은 오는 3월까지 하루평균 170만 배럴을 감산키로 합의한 바 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올랐다. 이날 오후 4시9분 현재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2월물 금은 전장보다 7.40달러(0.47%) 상승한 1577.20달러를 기록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