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크림 영광 어디로' 中사업 실마리 못찾는 잇츠한불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20.01.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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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동석 잇츠한불 대표홍동석 잇츠한불 대표


한때 '달팽이 크림(프레스티지 끄렘 데스까르고)'으로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잇츠한불 (12,590원 ▲420 +3.45%)이 좀처럼 재도약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본격 가동에 들어간 중국 현지 생산라인과 법인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 지난해에 바꾼 수출대행업체 실적 역시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해서다. 올해 야심차게 중국 사업에서 흑자전환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연초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라는 돌발 변수를 만나면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잇츠한불은 지난해 초 계약한 수출대행업체인 '비투링크'와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 계약 조건인 중국 수출 목표 275억원의 4분의 1 수준인 70억원 밖에 실적을 달성하지 못해 계약을 종료키로 한 것이다.

잇츠한불 관계자는 "중국 현지법인을 운영하고 있지만 다양한 수출 판로를 확대하기 위해 해외 마케팅에서 업력이 있는 비투링크와 계약을 했다"며 "계약 연장에는 실패했지만 다양한 채널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달팽이크림으로 유명한 잇츠한불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전에 중국 시장에서 승승장구 했다. 2015년엔 중국 따이궁(대리구매상)과 수출 대행 채널로만 중국 시장에서 1500억원의 매출을 거둘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당시 잇츠한불의 전체 매출은 3000억원 수준이었다. 기세를 몰아 주식시장에 상장하고 모회사인 한불화장품과도 합병, 중국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2017년 말 중국내 생산허가를 취득하고 2018년 본격적으로 중국 생산, 판매에 돌입했지만 2015년을 정점으로 매출이 꺾이기 시작했다. 2018년 중국 법인 매출은 125억원에 머물렀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매출도 138억원에 그쳤다.

올해 중국법인을 흑자전환하겠다는 목표를 내놨지만 신종코로나라는 예상치못한 복병을 만났다. 앞서 홍동석 잇츠한불 대표는 올해초 "온라인 유통을 강화하고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 ODM(제조업자개발생산방식) 사업을 확대하는 등 흑자전환 원년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연초부터 중국에서 신종코로나가 확산하면서 실적회복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잇츠한불은 2월 9일까지 중국 생산법인의 생산을 중단키로 했다. 상하이법인의 주재 직원들도 모두 복귀시켰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그만큼 잇츠한불의 중국사업 재도약의 어려움도 가중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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