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설렁설렁 운동하면 하나마나…무작정 운동은 몸에 해로워

뉴스1 제공 2020.01.28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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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양만큼 ‘종류’ 및 ‘강도’에도 신경…스스로 적당량 찾기 힘들어 의사 도움 받아야
“대부분 외부 운동시설, 환자들 종양에 대한 충분한 정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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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암 환자든 암 생존자든 운동은 약이된다. 암 치료가 끝난 소위 암생존자들은 암 재발을 방지하는 의미에서 운동을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유방암과 대장암의 경우 운동이 암 재발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어 더욱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 항암 치료를 받고있는 환자라면 무작정 운동하는 것은 오히려 몸에 해가 된다.

미국 메이요클리닉에서는 암환자들에게 한번에 30분씩 주당 3회로 총 90분의 유산소운동을 제안하고 있다. 일반인들은 주당 150분 정도가 적당하다.



이에 전재용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한번에 30분씩 주3회 지침은 미국스포츠의학회(ACSM)에서 정한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최소한의 기준을 제안한 것"이라며 "운동을 얼마큼 하는지도 중요한 문제이나 운동의 종류 및 강도 또한 중요하다"고 말했다.

운동 강도가 너무 낮으면 기준에 맞는 운동량을 채워도 별 이득이 없다. 하지만 환자 스스로 적당한 운동량을 정하는 것은 힘들 수 있다. 환자마다 상황이 다를 뿐 아니라 치료에 맞는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문가인 의사와 논의해 환자 개인상태에 따른 맞춤운동이 필요하다. 현재 치료중인 상황에서 자칫 운동이 더 해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환자가 기존에 받던 치료중 어떤 신체적인 문제를 안고 있느냐를 염두에 두고 운동처방을 해야한다. 이는 운동강도 및 빈도 등 환자 상태에 맞는 운동을 통해 효과를 극대화 할 뿐 아니라 과도한 운동으로 인한 부작용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항암제 중 심장에 영향을 줘 심전 기능을 떨어뜨리는 약물이 있다. 환자가 일반인들의 기준으로 운동을 할 경우 굉장히 숨이 차고 힘들 수 있으나 운동부족으로 인한 현상으로 오해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말초신경에 손상이 오는 약을 쓸 경우 감각이 무뎌져 균형능력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 어려운 동작들이 포함된 운동을 하다 골절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골전이가 온 환자들은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 종양이 진행돼 뼈에 전이가 된 환자들은 근력운동 뿐 아니라 무리한 스트레칭만으로도 골절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 교수는 "암환자의 특수성을 고려해 피해야 될 운동과 해도 될만한 운동에 대한 정의를 다시 할 필요가 있다"며 "운동이 잘하면 이득이긴 하나 그냥 무분별하게 개인이 무분별하게 취사선택해서 하다보면 약이 아니고 독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사실 환자들에게 운동이 주는 효과는 매우 크다. 우울감을 덜 느끼도록 도와줄 뿐 아니라 일부 암 치료의 주요 부작용 중 하나가 심장에 영향을 주는데 운동이 이 부분에서 상당한 이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적절한 운동은 대부분의 암 환자들이 호소하는 암관련피로(CRF)를 극복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준다. CRF는 일반인들이 느끼는 피로와 달리 충분한 휴식을 취해도 개선되지 않는다. 환자들은 CRF로 인해 더욱 신체활동을 꺼리게 되는데 신체활동이 줄어들면 신체기능이 떨어지면서 우울감이나 심리적인 위축을 겪는 등의 악순환이 반복돼 삶의 질이 떨어진다.

또한 신체기능이 저하되면 항암치료를 지속하는데 제한이 생길 수 있다. 항암치료도 환자의 체력이 어느 정도는 받쳐줘야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렇게 체계적인 운동 처방을 받아 재활치료를 받는 경우는 많지 않다. 가장 큰 이유는 환자에 도움을 줄 치료사 등 전문 인력들이 필요한데 낮은 의료수가로 인해 병원에서 적극적으로 환자들에게 권유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많은 환자들이 외부 운동시설에서 개인적으로 운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전 교수는 "그쪽에 계신분들이 환자들의 종양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좋은 패턴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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