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그러나 아랫목의 온기는 아직 방 전체로 퍼져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주도주 위주의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일부 업종은 월 초반 낙폭을 줄이거나 상승반전한 모습이 나타나지만 어떤 업종은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거나 최근 상승장세에서도 소외 정도가 더 심화되기도 한다. 항상 얘기해왔지만 관건은 역시 '실적'이다.
업종별로 보면 희비가 확연히 갈린다. KRX 반도체 지수의 전년 말 대비 상승률은 이달 10일 2.8%에서 22일 5.37%로 두 배 가량 커졌다. KRX 정보기술 지수의 상승률도 이달 10일 3.8%에서 전일(22일) 8.42%로 2배 이상 수준으로 올랐고 필수소비재(2.2%→ 4.18%) 지수도 마찬가지로 상승폭을 확대해가고 있다. 지난해 연말 이후 반등장세를 주도해 온 종목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반면 보험업지수의 전년 말 대비 상승률은 지난 10일 -6.86%에서 22일 -7.58%로 되레 낙폭이 커지는 모습이다. 운송(-1.88%→-2.36%) 기계장비(-0.35%→-1.19%) 등도 마찬가지다. 아직은 주도주만 더 가는 시장이라는 얘기다.
기관발 매물폭탄 이기고 올라온 장세
매년 1월 쯤이면 대형주나 기존 주도주가 아닌 소외주 및 소형주의 상승세가 나타나곤 하는 '1월 효과'는 올해 완전히 실종된 모습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대개 과거만 해도 매년 12월이면 배당을 노린 현물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선물 매도세가 동시에 집중되곤 했다. 배당수익률만큼만 딱 얻고 시장에서 발을 빼겠다는 투자자들이 주로 보이는 행태였다. 이같은 매매행태의 결과는 대개 1월에 기존 배당매력이 높았던 대형주에 대한 현물매도로 이어졌다. 실제 지난해 12월 기관을 주축으로 이같은 매매 행태가 주로 나타났고 그 결과는 올해 들어서도 기관발 매도물량만 3조6000억원 이상이라는 점에서 점에서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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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상승장세는 이같은 기관발 대규모 매도물량이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외국인발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면서 나타났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장 에너지는 아직 살아있다는 얘기다.
내년 이익전망 더 좋다
상승장세가 좀 더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점차 팽배해지고 있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올해 이익전망치가 가장 크게 상향되고 있는 국가로 MSCI(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 한국지수의 EPS(주당순이익) 성장률 전망치는 최근 3개월간 3.9%포인트 상향된 30.7%를 기록하고 있다"며 "보다 긍정적인 부분은 2021년 전망치도 크게 상향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2021년 MSCI 한국지수의 EPS 성장률 전망치는 24.3%로 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이라고 했다.
민 연구원은 "경제.산업구조가 유사한 대만증시에 비해 여전히 지수 레벨이 크게 낮다는 점, 원/달러 환율의 추세적 하락세(원화강세)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외국인 입장에서 매력적 투자결정 요인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