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 복병 만난 삼성전자, 실적 딛고 더 오를까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20.01.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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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8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삼성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 1년 누적 실적 추정치가 27조7100억원을 기록해 전년도 같은 기간(58조8900억원)대비 53%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미·중 관계 악화 등으로 인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하락이 곧바로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다만 일부 메모리 반도체 수요의 회복과 노트 10, 갤럭시 폴드 등 하반기 스마트폰 판매 호조로 4분기 막판 실적이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2020.1.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8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삼성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 1년 누적 실적 추정치가 27조7100억원을 기록해 전년도 같은 기간(58조8900억원)대비 53%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미·중 관계 악화 등으로 인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하락이 곧바로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다만 일부 메모리 반도체 수요의 회복과 노트 10, 갤럭시 폴드 등 하반기 스마트폰 판매 호조로 4분기 막판 실적이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2020.1.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끝 없이 치솟던 삼성전자 (77,500원 ▲800 +1.04%) 주가 향방은 어떻게 될까. 시장의 관심은 악재와 호재를 동시에 만난 삼성전자에 쏠린다. 한국거래소가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시총 비중 30% 상한제(30%캡)' 수시적용을 고민하면서 일단 수급 요인은 빨간 불이 켜진 셈이다. 그러나 반도체 업황이 이제 막 회복세로 돌아선 만큼 실적 개선 기대감도 상존한다.

22일 오전 11시 32분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200원(0.33%) 오른 6만1500원을 기록 중이다. 이 시각 현재 외국인은 45만여주 순매도하고 있고 기관은 35만7000주 순매수하고 있다. 전날에는 양대 매수주체가 나란히 매물을 쏟아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까지 무서운 주가 랠리를 지속했다. 전날까지 약 두 달 간 22% 뛰어올라 마의 고지인 6만원도 돌파했다.

삼성전자의 최고가 행진은 한국거래소에 큰 고민을 불러왔다. 주가 랠리 탓에 코스피200 지수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훌쩍 넘었기 때문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비중은 지난달 9일 30%를 넘어섰고, 지난 20일에는 비중이 33.51%를 차지했다.



거래소는 지난해 6월 시장이 특정 종목으로 과도하게 쏠리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코스피200 등 주요 주가지수에서 1개 종목의 시총 비중이 30%를 넘으면 비중을 강제로 낮출 수 있도록 했다. 매년 3~5월 또는 9~11월 특정 종목의 평균 비중이 30%를 초과하면 6월과 12월 선물 만기일 다음 거래일에 해당 종목의 비중을 30%로 하향 조정한다. 정기조정 외에 수시로 비중을 변경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도 있다.

이에 거래소는 삼성전자에 대해 '시총 비중 30% 상한제'의 수시 적용을 검토하고 나섰다. 거래소 관계자는 "지수의 분산효과,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한 종목의 코스피200 내 비중이 30%를 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자본시장법 시행령에서 동일 종목 비중을 30%로 제한하고 있어 ETF 운용사가 어려움을 토로함에 따라 시총 비중 30% 상한제의 수시적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경우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 역시 자동으로 삼성전자를 매도해야 해 시장에 파장이 예상된다.

수급요소는 불안해졌지만, 실적 전망치는 여전히 밝다. 반도체 업황 회복세 속 글로벌 1위인 삼성전자의 실적 호조를 점치는 시각이 늘고 있다. 이 경우 실적 기대감이 수급 불안감을 뚫고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세를 이끌 수 있다.


실제 관세청에 따르면 1월(1~20일) 수출액은 257억달러로 전년대비 0.2% 줄었지만, 반도체 수출액은 8.7% 늘었다. 세트업체의 D램, 낸드 재고 건전화로 반도체 주문이 증가세로 전환한 덕분이다. 또 최근 1년간 D램, 낸드 가격이 하락해 수요 탄력을 확대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올해 내내 반도체가 상승사이클을 펼 것이라는 낙관론까지 펼친다. 1분기 D램 가격이 6개 분기만에 상승한데 이어, 낸드도 재고 건전화로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작된 가격 상승세가 올해 하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구매자와 제조사 모두 보수적인 구매전략과 공급전략을 유지하고 있어 올해 반도체 상승사이클은 2017~18년과는 다를 것"이라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D램 공급을 축소함과 동시에 이익구조 변동성을 축소해 수익성 위주의 전략을 펼치고 있어 올해 반도체 수급 개선 가시성이 밝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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