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들여 노인일자리만 늘렸다고?

머니투데이 안재용 기자 2020.01.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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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이상 노령인구 비중, 15세 이상 인구중 17% 상회…'노인일자리=복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가운데)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에서 ‘2019년 고용동향 및 향후 정책 방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김휘선 기자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가운데)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에서 ‘2019년 고용동향 및 향후 정책 방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김휘선 기자


정부가 역대 최대치 고용률을 발표했지만 단기 일자리 문제를 놓고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17시간 이하 단시간 근로를 빼면 고용률이 악화했다고 주장하는 측과 저출산·고령화 심화로 노령층 일자리 증가는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맞선다.

초단기 취업자 제외 고용률, 의미있나
통계청이 지난 15일 발표한 '2019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5세 이상 인구 연간 고용률은 60.9%를 기록했다. 고용률 조사 이래 역대 최고다. 일각에서는 주 17시간 이하 초단기근로를 뺀 보정고용률이 56.9%로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비판한다. 인구구조 변화와 노인일자리를 고려하지 않은 분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는 2016년 676만7000명에서 지난해 771만3000명으로 100만명 가까이 늘었다. 15세이상 인구 중 17.3%를 차지한다. 증가 속도도 가파르다. 65세이상 인구는 지난 2017년부터 매년 30만명 이상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에는 32만7000명 증가했다. 2016년 23만3000명이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연간 10만명 가까이 더 늘어나고 있다.

정년을 넘긴 고령층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단시간 근로 일자리에 취업할 수밖에 없다. 고용률 계산과정에서 17시간 이하 근로를 제외하면 분모(15세 이상)는 그대로 두고 분자(노인일자리)만 제외하는 효과를 갖는다. 노인일자리를 빼고 고용상황을 분석하는데, 분모에는 그대로 노인이 남아있는 셈이다.



(수원=뉴스1) 조태형 기자 = 15일 오후 경기도 수원역 광장에서 열린 노일일자리 채용 한마당에서 구직자들이 일자리를 위해 줄 서 있다. 2019.10.1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수원=뉴스1) 조태형 기자 = 15일 오후 경기도 수원역 광장에서 열린 노일일자리 채용 한마당에서 구직자들이 일자리를 위해 줄 서 있다. 2019.10.1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현실은 '노인=빈곤층', 노인 일자리는 복지
지난달 17일 발표된 2019년 가계금융복지조사(가금복)를 보면 소득이 가장 적은 1분위(하위 20%) 가구 평균연령이 67.1세로 나타났다. 60세 이상 가구주 비중은 70%를 넘겼다. 노인이 곧 빈곤층이 되는 현실이 드러난 것이다.

가금복에 따르면 가구주가 은퇴하지 않은 가구 중 노후를 위한 준비가 '잘 돼 있다'는 응답은 8.6%에 불과했다. 반면 '잘 돼 있지 않다'는 39.6%로 40% 가깝다. '전혀 준비가 안 됐다'는 답도 16.1%를 기록했다. 은퇴 가구에서도 생활비가 '부족하다'는 응답이 38.1%를 나타냈다. '매우 부족하다'는 비율도 21.7%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고령층이 대부분인 1분위의 근로소득 감소를 고려할 때 고령층 일자리 역시 매우 소중한 일자리이며 이들에 대한 재정일자리 제공은 정부의 중요한 책무"라고 밝혔다.


세금 들여 노인일자리만 늘렸다고?
주 40시간 내외 근로자 68.3만명 증가
지난해 단시간 노동이 크게 늘었다 보기도 어렵다. 지난해 취업시간별 취업자를 보면 주36~44시간 일하는 취업자수가 1126만9000명으로 전년대비 68만3000명 증가했다. 주1~17시간 취업자수 증가폭(30만1000명) 보다 두배가 많다. 주52시간 근로제 도입에 따른 효과를 고려하더라도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수가 10만6000명 증가했다. 주 35시간 이하 취업자수는 19만2000명 늘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단시간 근로자 대부분이 추가근로를 희망하고 있지 않고 있어 일자리 질이 낮아졌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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