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Eat]'BTS 효과' 美서 韓식당이 뜬다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20.01.1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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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인싸'되는 '먹는(Eat)' 이야기]
BTS 열풍 타고 미국서 한식 인기
중학교에선 첫 '한국문화' 수업도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미국에서 한국음식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이 덕에 한국 식당도 최근 몇년 사이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식이 뜨는 덴 여러 이유가 있지만 K팝, 그 중에서도 방탄소년단(BTS)의 인기가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인싸Eat]'BTS 효과' 美서 韓식당이 뜬다
5000→8400개...증가하는 한식당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IBIS월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한식당수는 총 8430개, 이들이 올린 매출만 60억달러(약 7조원)에 달합니다. 다른 조사에서는 2016년 기준 5000여개 수준이었는데, 직접적 비교는 안 되겠지만 최근 3년 사이 큰 증가세를 보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앞으로도 미국 내 한식당은 연평균 3~4%대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10년 전만 해도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식의 세계화'를 한다며 비빔밥 광고를 뉴욕 타임스퀘어에 광고하는 장면이 신기하던 때가 있었는데, 이제 한식은 미국인들에게 더 이상 낯선 장르가 아닙니다.

미국 최대 맛집 검색·평가 앱 옐프(Yelp)는 지난해 미국에서 아시아 음식이 전반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특히 한국 음식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습니다.



옐프에서 'KBBQ(Korean BBQ)' 리뷰 숫자는 지난 10년 사이 4배나 증가했고, 감자튀김 위에 김치와 소스를 얹은 '김치 프라이' 같은 경우, 10년 전엔 존재하지도 않았지만 이젠 한식당을 비롯해 다른 식당에서도 취급할 정도로 인기가 올라갔습니다.

과거 불고기, 비빔밥 등 전통적인 한식이 인기였다면, 이젠 불고기 타코, 비빔밥을 응용한 퓨전 메뉴 등 새로운 한식이 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이젠 미국인이 소주를 만들어 한국에 역수출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고급 라운지바 분위기의 '막걸리바'도 쉬이 보입니다.

스태티스타는 15~59세의 미국인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한국 음식이 '매우 인기있다'고 응답한 이들이 43.8%, '꽤 인기있다'는 34.4%로 총 78.2%의 미국인이 한국음식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고 밝혔습니다. 일부 마니아들에게만 인기 있다는 응답자는 16.4%, 전혀 인기없다는 대답은 5.4%에 그쳤습니다.


한식 인기 주역은 BTS?
/사진=트위터 캡처./사진=트위터 캡처.
미국에서 한식의 인기에는 여러 이유가 꼽히지만 옐프는 '한류'를 지목했습니다. BTS가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적으로 한류 열풍을 일으키면서 한식에 대한 관심도 저절로 커졌다는 것입니다.

그 예로 BTS 데뷔 이후 미국인의 한국음식 수요는 34% 이상 증가했고, 한식당의 점유율도 12% 올라갔다고 했습니다. 반면 기존에 인기 있었던 일식이나 태국식은 하향세라고 했습니다.

옐프는 최근 3년간은 한식 수요가 폭발적이라면서 애리조나주 피닉스는 140%,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레건주 포틀랜드, 워싱턴주 시애틀, 매사추세츠주에선 각각 80%, 이밖에 뉴욕시(70%), 애틀랜타, 산호세, 시카고, 휴스턴 등도 50%씩 증가했다고 했습니다. 이 시기는 BTS가 미국에서 빌보드차트 1위, 공연 개최, TV프로그램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 등에 출연하며 새 역사를 썼기도 합니다.

/사진=트위터 캡처./사진=트위터 캡처.
BTS가 미국에서 콘서트를 했다하면 콘서트장 인근 한식당은 수많은 미국 BTS 팬클럽 '아미'들로 만석을 기록합니다. 식당들도 건물 밖에 아예 'BTS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같은 현수막을 걸거나, BTS가 방문한 곳이라며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습니다. 식사시간이 지나서도 빈 자리가 없어 한시간씩 줄을 서야 한다고 합니다.

이밖에 미국 아미들은 BTS가 좋아하는 한국음식이나 BTS가 미국에서 방문했던 식당을 찾아다니는 투어를 하기도 합니다. 지난해 뉴욕의 한 한식당은 BTS 때문에(?) 몸살을 앓았습니다. BTS가 이 식당에서 식사를 했는데, 식당 측이 해당 영상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후 다른 아이돌그룹이 더 낫다는 글을 올린 게 화근이었습니다. 미국 아미들은 곧바로 옐프에서 해당 식당에 별점 1점 공격을 가했고, 가게 사장은 곧바로 자신의 발언이 경솔했다며 머리를 숙였습니다.

/사진=트위터 캡처./사진=트위터 캡처.
빌보드 1위보다 큰 성과… 한국 배우는 美 꿈나무
/사진=방탄소년단(BTS) 공식 페이스북./사진=방탄소년단(BTS) 공식 페이스북.
'BTS 효과'는 여기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캘리포니아 지역일간지인 머큐리뉴스는 로스앤젤러스 아카데미 중학교에서 지난해 가을부터 K팝과 한국 음식 등을 가르치는 한국 문화 수업을 미국 최초로 개설했다고 전했습니다.

아시아 학생은 단 1명, 전체 1246명의 재학생 중 90%가 히스패닉이 차지하고 있는 이 학교에서 한국 문화 수업이 처음으로 열린 것은 BTS 열풍 덕분입니다.

3년전 이 학교 학생들은 교장선생님을 찾아가 점심시간에 학교 전체에 BTS 노래를 틀어달라고 요청했다고 합니다. 교장인 루벤 에르난데스는 당시 BTS가 무엇인지도 몰랐지만 학생들의 요청을 들어주기로 했고, 점심시간마다 학생들이 BTS노래를 들으며 소리를 지르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호기심이 생겼다고 합니다. 에르난데스는 학생들이 BTS가 먹고 입었던 한식과 한복에 큰 궁금증을 가지고 있다는 걸 발견했고, 내친김에 지난 가을부터 아예 '한국문화' 수업을 열고 한국 음악과 드라마, 예절, 음식 등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창덕궁' 모형을 만들어서 발표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주에선 이 학교를 시작으로 올해 중학교 10여곳이 한국문화 수업을 개설한다고 합니다.

옐프는 올해 미국을 선도할 가장 핫한 음식으로 또 한식을 꼽았습니다. BTS 덕분에 한국 문화를 배우는 꿈나무들이 있는 한 한식의 인기는 올해를 넘어 앞으로도 쭉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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