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T 사장 "삼성과 AI 초협력해 글로벌 대항…사명서 '텔레콤' 뗀다"

머니투데이 라스베이거스(미국)=최석환 기자, 임지수 기자 2020.01.09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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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0](상보)"따로 해서는 게임 안 된다, 韓 AI 기업 초협력해야…뉴ICT 정체성 맞게 사명변경"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이 AI(인공지능) 분야에서 이미 초(超)협력하고 있다. 한국에서 따로 해서 도저히 게임이 안된다."

박정호 SK텔레콤 (52,000원 ▲200 +0.39%) 사장이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0'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8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를 갖고 "AI 분야에서 ICT(정보통신기술) 기업간 협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며 "글로벌 기업들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주요 기업간 '초협력'을 전격 제안한다"고 밝혔다.



특히 박 사장은 사명에서 텔레콤을 떼고 통신 회사를 넘어 자회사를 아우르는 뉴ICT 기업으로의 도약, 그리고 ICT 기업간 초협력의 의미를 담은 사명으로 변경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카카오와 '초협력'해야 글로벌 강자에 대응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로리스 더 프라임 립(Lawry's The Prime Rib) 레스토랑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있다./사진제공=SK텔레콤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로리스 더 프라임 립(Lawry's The Prime Rib) 레스토랑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있다./사진제공=SK텔레콤


박 사장은 "AI의 경우 국내에서 잘하는 플레이어(player)들이 능력을 합치지 않으면 구글이나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 서로 협력 중인 글로벌 강자들에 (시장을) 다 내주고 유저(user)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7일 고동진 삼성전자 (78,900원 ▲1,500 +1.94%) IM(IT·모바일)부문 사장과 미팅에서 AI 분야 초협력을 제안했고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며 "지난해 카카오와 협력하면서도 이런 부분에 대해 이야기 했고 앞으로 다른 기업들과도 협력 방안을 잘 디자인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이 구상하는 초협력의 대표 사례는 미디어 분야에서 '콘텐츠 강자'인 지상파 3사와 손잡고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선보인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웨이브(wavve)’.

그는 "우리가 웨이브를 갖고 있으니 최근 부산에서 만난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가 협력하자고 제안했다"며 "초협력을 통해 웨이브라고 하는 방패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삼성 갤럭시(스마트폰)에 갑자기 (빅스비 대신) SK텔레콤의 '누구'를 넣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누가 더 나은지의 문제가 아니고 글로벌 스탠다드를 맞추기 위한 협력, 그것을 초협력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왼쪽)이 CES 전시장 내 아마존 부스에서 앤디 제시(Andy Jassy) 아마존웹서비스(AWS) CEO와 악수를 하고 있다. 이날 SK텔레콤과 아마존웹서비스는 클라우드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사진제공=SK텔레콤박정호 SK텔레콤 사장(왼쪽)이 CES 전시장 내 아마존 부스에서 앤디 제시(Andy Jassy) 아마존웹서비스(AWS) CEO와 악수를 하고 있다. 이날 SK텔레콤과 아마존웹서비스는 클라우드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사진제공=SK텔레콤
박 사장은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에 초연결을 구현하고 있는 회사 정체성에 맞춰 사명 변경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동통신(MNO) 부문을 포함해 통신 매출이 60%"라며 "뉴 ICT가 성장해 비슷해 질텐데 정체성에 걸맞는 이름 변경도 고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텔레콤이란 브랜드도 좋지만 사명 변경을 고려해도 되는 시점에 왔다는 것.

구체젹인 내용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SK하이퍼커넥터(Hyper Connector)'라는 사명이 논의과정에서 거론됐다고도 설명했다. 박 사장은 "이름을 뭘로 할까 하다가 통신, 커뮤니케이션을 넘어서 초협력, SK하이퍼커넥터, 이런 식으로 얘기해 봤다"고 말했다. 앞서 박 사장이 강조한 ICT 기업들간의 초협력과 일맥상통한다는 뜻이다.

이어 "올해 MNO와 미디어·보안·커머스 등 뉴 ICT를 양대 성장 엔진으로 삼는 ‘듀얼OS’ 경영 체제 도입,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며 "‘ICT 복합기업’으로 재평가 받겠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구체적인 뉴ICT 사업 비전으로 △유료가입자 1000만의 종합 미디어 회사 △연 매출 1조 클럽 넘어선 ICT 융합보안 회사 △국내외 협력 통한 커머스 업계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를 제시했다.

한편 글로벌 협력을 가속화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박 사장은 "지난해부터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 도이치텔레콤, 싱클레어 등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을 맺고 사업 모델을 구체화하고 있다"며 "MS와의 협력은 우리만이 아니라 삼성도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CES에서도 아마존웹서비스(AWS) CEO를 만나 5G MEC(모바일 엣지 컴퓨팅) 기반 클라우드 사업 논의했다"며 "글로벌 전기차 기업 바이톤과도 협력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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