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家 남매의 난…'故 조양호 유훈' 뭐길래

머니투데이 이건희 기자 2019.12.23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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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아버지 유훈 어겼다"…조현아 반기 들게 한 故조양호 회장 뜻은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영결식이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에서 거행됐다. 조양호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두 딸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유족들이 영결식장으로 향하고 있다.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영결식이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에서 거행됐다. 조양호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두 딸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유족들이 영결식장으로 향하고 있다.


한진 (19,820원 ▼160 -0.80%)그룹 오너 일가의 갈등이 23일 조현아 전 대한항공 (21,400원 ▼300 -1.38%) 부사장의 입장 발표로 불이 붙었다. 조 전 부사장은 동생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아버지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유훈(遺訓)과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공격하고 나섰다.

조 전 회장은 지난 4월8일 70세의 나이로 미국에서 세상을 떠났다. 당시 미국에서 요양생활을 하며 건강을 회복하던 중, 갑작스럽게 별세한 것이었다. 그의 유언은 미국에서 장례를 위해 국내로 운구된 날인 지난 4월12일 알려졌다. 당시 조 전 회장의 유언을 전한 건 아들 조 회장(당시 대한항공 사장)이었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빈소에서 한 직원이 촛불을 켜고 있다.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빈소에서 한 직원이 촛불을 켜고 있다.
"가족들이 잘 협력해서 사이좋게 이끌어나가라"
조 회장은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가족들이 잘 협력해서 사이좋게 이끌어나가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임종만 지키고 왔는데 앞으로 가족들과 협의해서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아버지의 장례를 치른 자녀들은 그룹 분위기를 수습하는데 속도를 냈다. 조 전 회장의 발인이 마무리된 지 일주일 만인 지난 4월24일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65,900원 0.00%)은 이사회를 열고 '조원태 체제'를 구축했다.

한진칼 이사회는 "조 회장의 선임은 고 조 회장의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그룹 경영을 지속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소개했다.

이후 한진그룹 오너 일가는 지난 10월과 11월 조 전 회장의 주식을 법정비율대로 상속받는 식으로 상속을 마무리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4월12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빈소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4월12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빈소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한진칼의 경우 조 전 회장의 지분 17.84%(보통주 1055만3258주), 우선주 2.4%(1만2901주)가 아내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및 자녀 조 회장, 조 전 부사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에게 1.5대1대1대1의 비율로 상속됐다.


이후 한진그룹은 경영 효율화에 속도를 내면서 다음해에 열릴 주주총회를 준비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새해를 열흘도 남기지 않은 이날 조 전 부사장이 입장문을 통해 칼을 빼들었다.

조 전 부사장은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을 통해 선대 회장이 세상을 떠난 뒤 조 회장이 경영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가족 간 충분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원은 "조 전 부사장은 가족들에게 화합을 통한 공동 경영의 유지를 전한 선대 회장의 뜻에 따라 가족 간 화합해 공동 경영 방안에 협의해왔다"며 "그러나 조 회장은 유훈과 달리 협의에 무성의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조 전 부사장 자신의 복귀, 경영상 중요한 사항들이 협의 없이 결정되고 발표됐다는 게 법률대리인의 주장이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진제공=한진그룹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진제공=한진그룹
조 전 부사장의 입장 발표로 한진그룹 오너 남매 간 갈등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조 전 부사장은 주주와의 만남을 적극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는 계획을 전했다.

법무법인 원은 "(앞으로) 조 전 부사장은 한진그룹의 주주 및 선대 회장의 상속인으로서 유훈에 따라 한진그룹의 발전을 적극 모색하기 위해 향후 다양한 주주들의 의견을 듣고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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