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가 예측한 트럼프 재선때 벌어질 일들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12.18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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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시각] "트럼프 대통령 당선되면 파월 의장 교체 확실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무역전쟁 확대 △감세 2.0.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교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2기 행정부에서 벌어질 것으로 월가가 예상하는 시나리오들이다. 시장의 입장에선 악재와 호재가 혼재된 셈이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17일(현지시각) 월가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우선순위는 재선 후에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그가 두번째 임기에서 중국 뿐 아니라 유럽을 상대로도 무역전쟁을 강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과의 2단계 무역합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또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중국을 옥죄기 위해 WTO(세계무역기구)와 WB(세계은행) 등 세계기구들도 압박할 것이라고 정책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클레트 윌럼스 전 백악관 무역자문위원은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WTO와 WB로부터 혜택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집권 직후 대규모 감세를 단행한 트럼프 대통령이 2기 행정부에서도 또 한번 감세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관리들이 중산층에 대한 세율을 15%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최근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감세는 당장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면서도 "행정부는 중산층에 대한 세부담을 최대한 낮추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파월 의장은 교체될 것으로 예상됐다. 파월 의장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대폭적인 금리인하 요구를 거부해왔다.

레이몬드 제임스 워싱턴의 에드 밀스 정책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 파월 의장의 교체가 확실시된다"고 했다. 코웬의 크리스 크루거 애널리스트도 "트럼프 대통령은 제프 세션스 전 법무장관을 내친 것과 똑같이 파월 의장을 쫓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2022년 2월까지다. 파월 의장이 지금처럼 정치적 중립성을 중시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이어갈 경우 연임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적 성향에 비춰볼 때 최악의 경우 임기 만료 이전에 해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측근을 연준 의장에 임명하더라도 연준이 대폭 금리인하를 단행할지는 미지수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준 의장 뿐 아니라 지역 연방은행 총재들로 구성된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의결권을 가진 10명의 위원들이 결정한다.

FOMC는 지난 11일 올해 마지막 정례회의에서 금리동결을 결정했다. 통화정책성명에선 금리인하를 시사하는 '경기 확장을 지속하기 위해 적절히 행동하겠다'는 문구가 삭제됐다. 당분간 금리를 인하할 뜻이 없다는 의미다.

연준이 공개한 금리 점도표에 따르면 FOMC 위원 17명 중 13명이 내년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오직 4명만 내년에 0.2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내년 중 금리를 변경하지 않고 유지하겠다는 신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연준이 금리를 더 내리고 양적완화를 한다면 매우 좋을 것"이라며 금리인하를 거듭 압박했다. 그는 "미 달러화는 다른 통화 대비 너무 강하다"며 "인플레이션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뉴욕증시는 5거래일 연속 랠리를 이어갔다. 3대 지수 모두 종가 기준 사상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1.27포인트(0.11%) 오른 2만8267.16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1.07포인트(0.03%) 상승한 3192.52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9.13포인트(0.10%) 뛴 8823.36에 마감했다.

미중 1단계 무역합의 뿐 아니라 경기호조에 따른 안도감이 주가를 밀어올렸다. 이날 연준에 따르면 11월 미국의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1% 늘어났다. 이는 2년래 최대 증가폭으로, 당초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한 1.2%에 거의 부합한다. 전월엔 0.9% 감소했었다.

같은 기간 주택 착공 실적은 136만5000건으로, 전월보다 3.2%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인 135만6000건을 웃돈다. 또 10월 구인 건수는 730만건으로 전월의 700만건보다 크게 늘었다.

완다의 에드워드 모야 애널리스트는 "연말을 앞두고 시장에서 낙관론이 퍼지고 있다"며 "1월 첫째주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문 서명이 이뤄지고 2단계 협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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