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이번 딜에서 DH는 우아한형제들 기업가치를 총 4조7500억원으로 평가했다. 인터넷 플랫폼 서비스 업계 M&A 사상 최대 규모다. DH가 거금을 들여 우아한 형제들을 인수한 데는 그만큼 우아한형제들의 사업 가치과 경영능력을 높이 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DH가 아시아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를 낙점했다는 분석도 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등 경영진이 보유한 지분 13%는 DH 본사 지분으로 전환된다. 결과적으로 우아한형제들은 DH의 완전자회사로 전환된다. 주식 전환이 이뤄지면 김 대표는 DH 경영진 중 최대 규모 지분을 보유한다. 3명으로 구성된 DH 본사의 글로벌 자문위원회 멤버가 된다. 우아한형제들 경영은 김범준 CTO(최고기술책임자)가 맡는다. 김 CTO는 주주총회 등 절차를 거쳐 내년 초 우아한형제들 대표로 취임할 예정이다.
딜리버리히어로, 우아한형제들 아시아 합작사 경영구조. /사진=우아한형제들.
그러나 DH가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한 진짜 이유는 향후 성장성이 높은 아시아 사업을 대폭 강화하기 위해서다. DH는 대만, 태국, 싱가포르,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에서 배달 시장에 진출, ‘그랩’, ‘우버이츠’, ‘고젝’ 등 글로벌 사업자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쳐왔다. 거대 자본을 유치한 업체들과 경쟁하면서 사업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말 독일 내 사업을 네덜란드 배달음식 기업 테이크어웨이닷컴에 넘기는 등 사업구조 재편을 추진했다.
치열한 격전 속에 한국 배달 앱 선두자리를 내주지 않았던 우아한형제들의 비즈니스 노하우와 김봉진 대표의 경영능력을 높이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DH와 우아한형제들은 지분 절반씩 출자해 싱가포르에 합작사 ‘우아DH아시아’를 설립하기로 했다. 김 대표가 우아DH아시아 회장을 맡아 배달의민족이 진출한 베트남과 DH가 진출한 아시아 11개국 사업을 총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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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는 “아시아 시장은 배달 앱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큰 지역”이라며 “경쟁이 치열한 한국 시장에서 업계 1위라는 성공을 이룬 김봉진 대표가 아시아 전역에서 경영 노하우를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사업자와 함께 해외 시장에서 더 큰 성장기회를 열 수 있다는 점에서 우아한형제들 입장에서도 더 없는 호기라는 분석이다. 우아한형제들도 “이번 협력은 대형 IT플랫폼들의 도전에 맞서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라는 배민의 경영철학을 실현하기 위한 선택”이라며 “배달 앱 업계가 서비스 품질 경쟁에 나서면 장기적으로 소비자, 음식점주, 라이더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