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밀영을 방문했다고 4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19.12.04. [email protected]
북한은 4일 인민군 총참모장 명의의 담화를 내고 "미국이 우리를 상대로 그 어떤 무력을 사용한다면 우리 역시 임의의 수준에서 신속한 상응 행동을 가할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한다"고 밝혔다.
박 총참모장은 "우리 무력의 최고사령관(김정은 위원장)이 이 소식(트럼프 대통령의 무력 관련 발언)을 매우 불쾌하게 접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군사적 행동을 감행하는 경우 우리가 어떤 행동으로 대답할지에 대해서는 누구나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를 상대로 무력을 사용하는 일은 미국에 있어서 매우 끔찍한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군부를 동원한 즉각적인 상응 대응을 강조함으로써 미국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재개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로 읽힌다.
북미가 말폭탄을 주고받고 있지만 대화의 문이 완전히 닫힌 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년 만에 김 위원장을 '로켓맨'으로 칭하면서도 "나와 김 위원장의 관계는 매우 좋다"고 했다. 북한도 전날 담화에서 "그나마 조미 사이의 물리적 격돌을 저지시키는 유일한 담보로 되고 있는 것이 조미 수뇌들 사이의 친분관계"라고 했다. 두 정상 모두 외교적 해법의 기대를 놓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북한은 연내 3차 북미 정상회담을 통한 '톱다운식 해법'을, 미국은 북미 실무협상의 조속한 재개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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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시간이다. 미국은 인위적으로 제시된 '연말 시한'에 의미를 두지 않지만 북한은 연내 미국의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대미 강경 노선 회귀를 공언하고 있다. 군마를 탄 김 위원장이 군 참모들을 이끌고 49일 만에 '혁명성지' 백두산을 재등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선중앙통신은 4일 김 위원장이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들'을 돌아봤다면서 "동행한 (군)지휘성원들과 함께 군마를 타시고 백두대지를 힘차게 달리시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어떤 각오를 안고 우리 혁명의 전취물을 지켜야 하겠는가, 우리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를 이어서라도 끝까지 이 한길 만을 가야 하겠는가 하는 결심이 더욱 굳어진다"고 했다. 북한이 비핵화 논의의 선결조건으로 내세운 대북제재 등 적대시정책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핵 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레드라인'(금지선)을 넘는 강경 군사 행보에 나서겠다는 위협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이 선택할 '새로운 길'은 연말 시한을 앞두고 이달 하순 열리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통신은 전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12월 하순 소집했다"며 "변화된 대내외적 정세의 요구에 맞게 중대한 문제들을 토의·결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말 시한이 임박함에 따라 미국의 입장을 최종 점검하고 그에 따른 대외 정책 노선을 정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전까지 대미 압박 메시지에 더해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등 군사 도발을 추가로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에서 돌아와 백악관 사우론에서 기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 발사와 관련해 "지켜보자"라며 "곧 북한과 대화할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2019.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