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직원도 못 믿어…트럼프, 집무실 대신 관저 사랑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11.26 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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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티코 "트럼프, 관저에서 TV 보고 트윗"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부분의 업무를 공식 집무실인 '오벌오피스'가 아닌 '관저'에서 하고 있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5~6시간을 집무실과 인근 다이닝룸에서 공식 회동을 치르며 보낼 뿐 나머지 이른 아침과 늦은 오후, 저녁, 주말 등엔 대부분의 업무를 관저에서 보고 있다. 의회의 탄핵조사를 초래한 지난 7월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도 관저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의 대통령 관저는 서관(웨스트윙)과 동관(이스트윙) 사이에 위치한 곳으로, 공식 행사에 사용되는 1층과 달리 2층은 대통령 가족의 사적 공간이다. 대통령 관저에는 대통령이 초대한 인물들만 들어갈 수 있다. 이 때문에 백악관 출입 기자 뿐 아니라 심지어 백악관 참모들조차 관저 내에서 이뤄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활동을 감시할 수 없다.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조사를 부른 내부고발과 행정부 당국자들의 의회 증언을 지켜보며 자신을 둘러싼 백악관 직원들에게 경계심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 전직 당국자는 폴리티코에 "트럼프 대통령이 관저에서 더 많이 일하는 것은 직원들이 문을 두드리며 방해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임 대통령들의 경우 대개 관저에서 책을 읽거나 전화 통화를 했으며,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공화당 의원들과 기자들, 지인 등을 불러 만찬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매일 밤 가족과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관저를 찾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종종 '트리티룸'으로 알려진 관저 내 공간에서 늦게까지 업무를 봤다고 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관저에서 주로 업무를 보면서 TV를 시청하거나 트윗을 하고, 정치전략가 등과 1대 1 대화를 갖는다고 한다. 폴리티코는 "관저는 탄핵 및 공개 청문회, 증인, 증언에 대한 실시간 대응 벙커"라고 전했다.

한 전직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저 업무'에 대해 "뭔가를 숨기려는 차원이 아니다"라며 "그는 일 중독자다. 그래서 일찍 일어나 관저에서 일을 하는 것"이라고 두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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