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리조나주 한 도시에 집을 판다는 표지판이 줄지어 붙어있다/사진=AFP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시연구업체 메트로사이트를 인용해 미국의 베이비 부머 세대가 본격 세상을 떠나기 시작하는 2017~2027년 사이 주택 약 900만 개가 시장으로 쏟아져 나올 거라고 예측했다. 2037년까지는 약 2100만 개 주택이 비워질 예정이다.
베이비 부머 직후 세대인 X세대나 밀레니얼 세대는 부머 세대보다 인구학적으로 그 수가 적고, 재정적으로는 불안정하다. 하버드대학교 공동주택 연구센터 연구에 따르면 X세대는 부머 세대보다 자가를 소유할 가능성이 작다.
빈집이 많은 지역으로 이사할 유인이 적은 것도 문제다. 메트로사이트 연구에 따르면 빈집은 은퇴한 노인들이 모여 사는 애리조나나 플로리다 혹은 러스트벨트에서 집중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젊은 세대들은 샌프란시스코나 뉴욕 같은 해안가 대도시의 주택을 선호한다는 게 WSJ 설명이다. ‘수요-공급’ 부조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애리조나주 선시티에 거주하는 노인들이 자신이 처방받은 약을 보고 있다/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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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프레이는 브루킹스인스티튜트 도시 정책프로그램 선임자는 “지역 경제가 노인 인구에 의존할 경우, 집은 팔리러 나올 뿐 팔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소규모 도시에 젊은 세대는 떠나고 노인 세대만 남으면서, 노후화와 인프라 축소 등의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WSJ는 미국에서도 비슷한 ‘소규모 도시의 소멸’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WSJ는 문제를 보완해나갈 방법은 인들이 모여 사는 도시가 젊은 세대를 끌어올 유인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봤다. 로스앤젤레스 시내에서 48㎞ 정도 떨어진 서프라이즈 마을은 주택 2200채를 노인 주택과 젊은 세대 주택으로 나누고, 저렴한 가격에 분양하는 방식으로 입주자를 유인하고 있다. 수영장 3개, 테니스 코트, 피트니스 센터와 스파 등 편의시설로 ‘세대 혼합’을 이루겠다는 게 마을 목표다.
애리조나 선시티도 최근 입주 나이 제한을 없애거나 낮추고, 놀이터와 학교 등의 시설은 추가하되 집값은 오히려 낮춰 X세대와 밀레니엄 세대를 끌어들일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