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최선희 나와라"…美, 협상팀 '체급' 높여 돌파구 모색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2019.11.2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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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비건, 카운터파트로 ‘권한 있는’ 최선희 요구…실무협상 교착 타개 목표

【평양=AP/뉴시스】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9일 담화를 통해 "9월 하순께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 측과 지금까지 우리가 논의해온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최 부상은 미국에 북한이 받아들일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들고나올 것을 요구했다.  사진은 최선희 부상이 2016년 6월 23일 중국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 밖에서 기자들에게 브리핑하는 모습. 2019.09.10.【평양=AP/뉴시스】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9일 담화를 통해 "9월 하순께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 측과 지금까지 우리가 논의해온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최 부상은 미국에 북한이 받아들일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들고나올 것을 요구했다. 사진은 최선희 부상이 2016년 6월 23일 중국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 밖에서 기자들에게 브리핑하는 모습. 2019.09.10.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실무협상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미국이 ‘협상팀 체급’을 격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북한 실무협상팀에 충분한 권한이 주어지지 않아 그동안 협상에 진전이 없었다는 비판적 인식에 따른 것이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는 20일(현지시간) 미 상원 인준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에 대화 재개를 촉구하면서 “북한에서 나와 협상해야 할 사람은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라고 직접 지목했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을 주도해 온 비건 지명자는 지난달 31일 존 설리번 부장관의 후임으로 승진 발탁해 현재 의회 인준 절차를 밟고 있다.

비건 지명자는 최 제1부상을 거론하며 "함께 협상 테이블에 앉아 북미 정상이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비전을 어떻게 이행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창문은 열려 있다. 그들이 이 순간을 잡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비건 지명자의 발언은 북한 실무협상 대표로 외무성 최고 실세이자 대미협상을 총괄하고 있는, 무엇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최 제1부상을 소환해 협상 테이블의 급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이 ‘연말 시한’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협상구도를 재편함으로써 대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도 감지된다. 비건 지명자와 최 부상은 베트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1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3박4일 합숙하며 실무협상을 벌인 경험이 있다.

한편 러시아를 방문중인 최 제1부상은 20일(현지시간)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등과 회담한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연내 북미협상 재개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회의적인 시각을 표시했다.


그는 "미국 쪽에서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한다는 중대한 전략적 결정을 내린 이후라면 모르겠지만 그전에는 지금까지 놓여있던 핵 문제가 협상탁에서 이젠 내려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계속하면서 이런 식으로 나가는 것은 앞으로 좀 불가능하지 않을까 본다"며 "그런 의미에서 정상회담도, 수뇌급 회담도 그렇게까지 우리에게 흥미있는 사안이 아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최 제1부상이 협상 전면에 등장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보다 결정적인 비핵화 보상책을 제시해야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비건 지명자가 부장관 임명 뒤 본격적으로 북미협상 재개를 위한 행보에 나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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