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정하고 만들었네"…더 뉴 그랜저 탄 40세 기자의 감탄

머니투데이 고양(경기)=장시복 기자 2019.11.20 15:27
글자크기

[시승기]세단의 편안함에 SUV의 공간성·실용성 장점까지 흡수...신차급 변화 더 부드러워진 주행감

"작정하고 만들었네"…더 뉴 그랜저 탄 40세 기자의 감탄


기자는 40세다. 트렌드에 민감한 40대를 뜻하는 'Young 40(영 포티)'라 하긴 민망하지만, 일단 생물학적 나이는 그렇다.

이번에 현대자동차가 새로 출시한 6세대 페이스리프트 모델 '더 뉴 그랜저'가 주요 타깃으로 하는 연령대에 속한다. 실제 11일간 사전계약 3만2179대의 흥행 대기록 주역들은 3040세대다. 이들이 절반 이상(53%)을 차지했다.



"와, 아주 작정을 하고 만든 차네." 지난 19일 경기 고양에서 남양주까지 더 뉴 그랜저(3.3. 캘리그래피 풀옵션)를 처음 몰아보며 절로 나온 감탄사다. 기자도 결국 더 뉴 그랜저의 타깃이 됐다.

6세대 기존 신형 그랜저(IG)도 타봤지만 얼굴부터 주행 성능과 젊은 '갬성'(감성의 변형어)까지 완전히 달라진 신차로 보였다.
현대자동차가 19일 오전 경기 고양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더 뉴 그랜저 출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br>
<br>
더 뉴 그랜저는 4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출시된다. 가격은 2.5 가솔린 3294만원, 3.3 가솔린 3578만원, 2.4 하이브리드 3669만원, 3.0 LPi 3328만원부터 시작된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현대자동차가 19일 오전 경기 고양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더 뉴 그랜저 출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더 뉴 그랜저는 4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출시된다. 가격은 2.5 가솔린 3294만원, 3.3 가솔린 3578만원, 2.4 하이브리드 3669만원, 3.0 LPi 3328만원부터 시작된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특히 '파라메트릭 쥬얼'(Parametric Jewel) 패턴으로 촘촘히 짜여진 전면부 라디에이터 그릴이 인상적이다. 세간에선 호불호가 갈린다는 평이 많았지만 계약 결과는 '호'의 승이었다.



전장이 4990㎜로 기존보다 60㎜ 늘어나며 차량이 더 웅장해 보인다. 휠베이스(축간거리)와 전폭은 기존 대비 각각 40㎜, 10㎜ 늘어난 2885㎜와 1875㎜로 실내 공간이 더 넓고 쾌적해졌다.

뒷좌석에 앉아보니 성인 남성에게 레그룸도 여유로웠다. 이만하면 세단의 안락함과 SUV의 공간성 등 장점을 두루 갖췄다. 주로 어린 아이를 키우는 가장이 많은 3040 오너들이 혹 할만하다. 고급스러운 실내에서도 특히 시야가 넓은 12.3인치 클러스터(계기판)가 눈에 띈다.

외모만 달라졌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최상위 3.3 가솔린 모델이지만 훨씬 경쾌하고 부드럽게 나가는 느낌이었다. 최고출력 290 마력, 최대토크 35.0 kgf·m의 넉넉한 힘을 발휘한다.


현대자동차가 19일 오전 경기 고양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더 뉴 그랜저 출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br>
<br>
더 뉴 그랜저는 4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출시된다. 가격은 2.5 가솔린 3294만원, 3.3 가솔린 3578만원, 2.4 하이브리드 3669만원, 3.0 LPi 3328만원부터 시작된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현대자동차가 19일 오전 경기 고양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더 뉴 그랜저 출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더 뉴 그랜저는 4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출시된다. 가격은 2.5 가솔린 3294만원, 3.3 가솔린 3578만원, 2.4 하이브리드 3669만원, 3.0 LPi 3328만원부터 시작된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고 배기량 엔진과 어울리는 R-MDPS(랙 구동형 파워스티어링)이 적용돼 고속 주행 시 조향 응답성이 높아졌다. 현대차의 플래그십 간판 세단으로 자신있게 내세울 만하다. 연비는 공인 연비 9.7km/ℓ(18인치 타이어) 수준으로 찍혔다.

첨단 안전 보조 장치도 다양해 마치 미래차 같은 느낌도 났다. 대표적으로 내세우는 안전 사양은 전방 충돌방지 보조-교차로 대향차(FCA-JT) 기술로, 현대차 최초로 탑재됐다. 교차로에서 좌회전할 경우 마주 오는 차량과 충돌하지 않도록 위험을 방지해준다.

88 서울올림픽 즈음에 1세대로 등장한 그랜저는 한국의 고도 경제 성장기과 맞물려 성공의 아이콘이었다. 그 시절 성공은 일방향, 곧 돈과 명예였다.

그러나 영 포티 세대들의 성공 방정식은 달라졌다. 흔해진 자동차로 더이상 부의 계급을 구분 짓지 않는다. 자동차는 자신의 개성과 취향을 알리는 페르소나의 일종이다.

더 뉴 그랜저 뒷좌석의 여유로운 레그룸. 기자의 짧은 다리를 감안하더라도 여유있는 공간성을 보여준다./사진=장시복 기자 더 뉴 그랜저 뒷좌석의 여유로운 레그룸. 기자의 짧은 다리를 감안하더라도 여유있는 공간성을 보여준다./사진=장시복 기자
이런 시대 정신의 변화를 민첩하고 영리하게 캐치한 결과물이 더 뉴 그랜저다. 한동안 아웃도어 SUV 유행을 주도해 오다 이제는 무언가 다른 새로움을 찾는 현 30~40대들의 니즈를 철저히 반영했다. 세단은 더 이상 '아재'의 차가 아니다. 실제 사전계약자 30%는 SUV 고객들의 귀환이었다. 더 뉴 그랜저는 한국 세단의 부활 신호탄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