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보잉737' 수리하는 대한항공 "미세균열도 즉시 부품교체"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19.11.1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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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대한항공 격납고 정비현장 이례적 공개…25일까지 국내 운영 150대 검사 완료 예정

11일 대한항공 격납고에서 진행된 보잉737 NG 기종 현장점검에서 이수근 대한항공 부사장(사진 왼쪽)이 김경욱 국토부 2차관(왼쪽 두번째) 등 국토부 관계자들에게 정비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국토교통부11일 대한항공 격납고에서 진행된 보잉737 NG 기종 현장점검에서 이수근 대한항공 부사장(사진 왼쪽)이 김경욱 국토부 2차관(왼쪽 두번째) 등 국토부 관계자들에게 정비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국토교통부


“검사 과정에서 1mm 이내 미세균열을 발견해도 즉시 부품을 교체할 계획입니다”

이수근 대한항공 부사장은 11일 오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격납고에 마련된 ‘보잉737 NG 기종 수리현장’을 방문한 김경욱 국토교통부 2차관과 취재진에게 “11월 25일까지는 국내에서 운항 중인 모든 보잉737 NG 기종에 대한 검사가 마무리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날 정비 현장엔 2000년 1월부터 운항한 진에어 소속 HL7555기, 2001년 3월부터 운항한 대한항공 소속 HL7704 등 보잉737 NG 기종 2대가 있었다. 최근 검사에서 날개 동체(피클포크) 미세 균열이 발견돼 부품 교체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운영 중인 보잉737 NG 기종은 총 150대로 현재까지 누적 비행횟수 2만회 이상 79대와 2만회 미만 21대 등 총 100대에 대한 점검을 완료했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날개 동체 부분에 균열이 발견된 기체는 13대다. 누적 비행횟수 3만회 이상이 9대, 2만~3만회 미만이 4대로 파악됐다. 이번에 공개된 대한항공과 진에어 소속 2대를 비롯해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등 저가항공사(LCC)가 운영 중인 항공기도 포함됐다. 부품 균열이 발생한 기체는 지난주까지 11대였는데 검사가 확대되면서 더 늘어난 것이다.



부품 균열이 비행 횟수와 직결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나머지 50대 검사 결과에 따라 추가로 동체 균열 기종이 발견될 가능성도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부품 균열이 발생한 13대 중 비행횟수가 가장 적은 것은 2만3022회인 이스타항공 소속 항공기다.

검사 결과 부품 균열이 발생한 날개 동체 부품(피클포크). /사진제공=국토교통부검사 결과 부품 균열이 발생한 날개 동체 부품(피클포크). /사진제공=국토교통부
엔지니어 출신인 이 부사장은 설명회에서 이번 사태에 따른 국민들의 불안감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수차례 언급했다.

그는 “검사 결과 지금까지 발견된 균열 중 가장 큰 게 1.2cm였는데 이 상태로 7000회, 약 3~4년을 더 운항해도 문제가 없다”며 “승객 불안감을 고려해 한쪽 날개에만 부품에 균열이 발생해도 양쪽 날개 부품을 동시에 교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항공기를 제작한 미국 보잉사는 지난 10월 31일 한국에 긴급수리팀을 보내 순차적으로 수리를 지원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보잉사가 부품을 교체하지 않고 땜질하는 방식을 항공사 측에 권고했다는 보도와 관련해선 “그런 사실은 없다”며 “미세균열이라도 관련 부품을 모두 교체하기로 보잉사와 협의했다”고 답했다.

1대당 약 2주가 소요되는 수리기간을 고려하면 내년 1월 초에는 동체 균열이 나타난 13대의 수리가 모두 완료될 전망이다.

정부는 보잉사에 근본적인 대책을 요청했다. 김경욱 국토부 2차관은 “우리나라에서 운항 중인 보잉737 NG 기종의 결함 발생 비율이 다른 나라보다 2배 가량 높다"며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공동 조사 제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이날 정비현장을 공개한 것은 정부나 항공사들이 국민이 우려하는 부분을 숨김없이 오픈해 안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취지"라고도 했다.
김경욱 국토교통부 2차관(사진 가운데)이 부품 정비가 진행 중인 보잉737 NG 기종 내부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국토교통부김경욱 국토교통부 2차관(사진 가운데)이 부품 정비가 진행 중인 보잉737 NG 기종 내부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국토교통부
정부는 국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는 현실을 고려해 아직 점검을 하지 않은 비행횟수 2만회 이하 50대도 신속히 점검을 끝내고, 이번 점검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던 항공기도 비행횟수 3500회 이내에 균열여부를 반복 점검토록 관리할 방침이다.

또 앞으로 국내 항공사에서 신규로 보잉737 NG 기종을 도입할 경우 우선 점검을 실시한 뒤 균열이 없는 항공기만 국내 등록을 허용키로 했다. 이번 사태로 항공기 운항이 중지된 항공사들이 무리하게 운항을 재개하지 않도록 정비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는 등 안전관리 감독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것은 국내 LCC 업체들이다. 문제가 된 보잉737 모델은 제주항공(46대) 티웨이항공(26대) 진에어(22대) 이스타항공(21대) 플라이강원(1대) 등 아시아나 계열을 제외한 대부분의 LCC가 주력 기종으로 운영하고 있다.

통상 LCC는 정비비 등 비용 절약 효과를 고려해 한 종류의 기체를 다수 보유하는데 이번 사태처럼 해당 기종에 문제가 발생하면 운영 리스크가 더 커질 수 있다.

대한항공과 진에어는 국내 정비고에서 수리가 가능하나 이외 LCC들은 보잉사와 수리장소를 별도로 협의해야 한다. 국토부와 항공업계는 내년 1월이 되면 수리가 대부분 완료될 것으로 보지만, LCC사들은 보잉사와 협의 결과에 따라 시간이 좀 더 걸릴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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