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유정수 디자인기자
마취제를 사용하지 않고 참을성만으로 외과수술 고통을 견뎌내는 게 가능할까? 전문가들은 해당 장면에 대해 ‘소설이기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라고 말한다. 현실에서 마취제 없는 수술은 ‘고문’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마취제가 개발되기 전에는 수술 도중 환자가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쇼크로 죽는 경우도 많았다. 수술로 고통을 당할 바에야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마취제다운 마취제는 19세기 중반에 이르러 하나둘씩 개발되기 시작했다. 세계 최초의 마취제는 웃음가스라고 불리는 '아산화질소'다. 영국 과학자 험프리 데이비는 이 가스를 흡입하면 술에 취한 듯 몽롱해지고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는 경우도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학회에 발표했다.
곧이어 웰스의 동료였던 윌리엄 모턴은 이산화질소보다 더 강력한 물질을 찾았다. 바로 에테르였다. 모턴은 에테르를 이용해 환자의 목에서 혹을 제거하는 수술에 성공했다. 이후 에테르는 우수한 마취제로 소문이 났고, 전세계 외과수술에 널리 이용됐다.
에테르도 단점은 있었다. 마취에 걸리는 시간과 마취에서 깨어나 회복하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이에 따라 정맥으로 주사해 마취에 걸리는 시간이 빠른 티오펜달이 개발됐다. 티오펜달은 주사액이 투여되면 45초 만에 효과가 나타났다. 그러나 티오펜달은 마취 지속시간이 짧아 주로 단시간 수술에만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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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도 다수의 마취제가 개발됐지만 부작용 등의 이유로 의료현장에서 사라졌다. 1983년에는 현재까지 널리 사용되고 있는 프로포폴이 개발됐다. 프로포폴은 현대 의학에서 가장 효과적이면서 안전한 마취제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