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이 갑질과 폭언 논란에도 자리를 지키겠다고 한데 대해 증권업계의 논란이 뜨겁다. 특히 젊은 증권사 직원들은 권 회장의 무책임함과 금투협 임원들의 제 식구 감싸기에 분노하며 ‘변한 게 없다’며 이같이 성토했다.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거부할 수 없는 지위를 이용한 권 회장의 부적절한 언행은 이 법을 위반했을 소지가 있다. 논란의 여지가 강한데도 “(이사회에서)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권고와 함께 이번 사태가 반복 돼서는 안된다는 말이 있었다”며 “또 개인적인 사유로 거취를 결정하기엔 회장 권한이 너무 크고, 우선 잘 마무리하는 것이 보다 책임감 있는 선택이라는 의견을 주셨다”고 이사회 핑계를 대며 자리를 지켰다.
우리 사회는 갑질과 폭언을 없애겠다고 관련 법까지 만들었고, 대기업 회장들도 비슷한 논란이 벌어지면 자리를 내놓았다. 이렇게 이사회를 통해 ‘셀프 면제부’를 만든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여의도의 젊은이들은 이 사태를 보며 한숨을 쉰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는 “권 회장을 일벌백계하지 않으면 기껏 마련한 법은 유명무실 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각계의 목소리를 듣고 거취를 결정하겠다’던 권 회장의 귀에는 이들의 목소리는 닿지 않았던 모양이다.
이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