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면세점 '도떼기시장' 오명 벗나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19.11.0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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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인도장 오는 15일 시범 운영…시내면세점 편의성 개선 기대

지난 4월 서울 롯데면세점 소공점 앞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긴 줄로 서있는 모습 /사진=뉴스1지난 4월 서울 롯데면세점 소공점 앞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긴 줄로 서있는 모습 /사진=뉴스1


면세품을 대량 구매하는 외국인들을 위한 수출인도장이 이번 달 중순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수출인도장을 통해 '되팔이' 등 면세품 현장인도로 인한 부작용을 막는 한편 시내면세점 재고와 물류 관리 측면에서 편의성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관세청과 한국면세점협회는 오는 15일 수출인도장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수출인도장은 25일 확대 시범 운영을 거쳐 내년 2월 1일 정식 운영을 개시한다.



수출인도장 부지는 인천광역시 서구 DK물류센터로 확정됐다. 당초 인천국제공항 인근 자유무역지역(IFEZ)에 설치할 계획이었지만, 시설 규모와 편의성을 고려해 DK물류센터로 최종 확정했다. 수출인도장 인근 지역에는 인천터미널물류단지와 여객터미널이 인접했다. 인천국제공항과는 28㎞ 거리로, 자동차로 이동할 경우 약 30분이 소요된다.

수출인도장의 가장 큰 목적은 면세품 현장인도로 인한 부작용을 막는 것이다. 현 규정 상 외국인 관광객은 시내면세점에서 국산 면세품 구매 시 현장인도가 가능하다. 국산 면세품과 달리 외국산 면세품은 공항 인도장에서만 받을 수 있다. 문제는 현장에서 인도한 국산 면세품을 국내에서 되파는 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점이다.



수출인도장이 문을 열면 기업형 구매자(MG)와 5000달러 이상 구매자(SG)들은 그동안 현장에서 인도했던 국산 면세품을 수출인도장에서 인도해야 한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그동안 국산 화장품 브랜드들이 면세품 국내 유통으로 인한 시장 교란을 우려해왔는데 이번에 수출인도장이 오픈하면 어느 정도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인도장은 시내면세점 편의성 강화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시내면세점 혼잡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최근 서울 시내면세점은 MG와 SG들이 박스 채 구매한 면세품과 이를 옮기기 위한 대형 끌차까지 발 디딜 틈이 없다. 현장인도 때문이다. 수출인도장이 오픈하면 현장인도로 인한 혼잡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재고 관리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시내면세점은 현장인도를 위해 국산 면세품을 대량으로 쌓아뒀어야 했다. 그러나 수출인도장이 오픈하면 통합물류센터에서 인도장으로 상품이 바로 배송 되기 때문에 매장에 물건을 쌓아두지 않아도 된다.


MG와 SG 입장에서도 긍정적이다. 우선 현장인도로 인한 상품 보관과 물류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 MG의 경우 구매자의 소속직원 1명이 대리로 면세품을 인도할 수 있기 때문에 상품 구매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사업 환경을 만들 수 있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따이궁의 구매 대기 시간은 크게 줄어들고, 매장 혼잡도 해결돼 일반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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