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회장 첫 인사 …대한항공 임원 확 줄인다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19.10.3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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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 신고 마무리 등으로 11월 초 임원 인사 전망-조현아 전 부사장 복귀 여부 관심

조원태 회장 첫 인사 …대한항공 임원 확 줄인다


한진 (20,900원 ▼150 -0.71%)그룹 주력계열사인 대한항공 (20,800원 ▲200 +0.97%)이 11월 초에 임원 정기인사를 단행한다.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상속 재산 배분이 마무리되면서 미뤄왔던 인사다. 조원태 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기존 임원을 20~30% 줄이는 등 큰 폭의 인사혁신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11월 초에 임원 정기인사를 할 전망이다. 애초 그룹 안팎에서는 오너 일가의 조 전 회장 상속세 신고와 함께 임원 인사가 발표될 것이란 관측이 있었으나 늦춰졌다.



유족들은 조 전 회장의 한진칼, 대한항공 지분을 법정 비율로 상속받고 2700억원으로 추정되는 상속세를 국세청에 신고했다.

이번 상속으로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지분(의결권 있는 보통주)은 조 회장 6.52%,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6.49%,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7%,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5.31%다. 네 사람의 지분율이 비슷해졌다.



대한항공은 최근 몇 년간 1월에 임원 정기인사를 했다. 올해는 행동주의 펀드인 KCGI(강성부 펀드) 경영권 압박과 조 전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임원인사가 없었다.

복수의 재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100여 명에 달하는 미등기임원을 대폭 줄이는 방안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며 "약 20~30% 임원이 회사를 떠날 수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대한항공이 임원을 줄이기로 한 데는 위기의식이 깔려있다. 일본노선 여객 수요 감소, 화물사업 부진으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대한항공은 지난 2분기 1015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3분기에도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50%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이달부터 대구·광주·청주 공항에서의 국내선 화물사업을 중단했고 3개월짜리 단기 무급 희망휴직도 받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또 하나의 관심은 조 전 부사장 복귀 여부다. 조 전 부사장은 칼호텔네트워크 대표를 맡는 등 그룹 호텔·레저사업을 주도하다 '땅콩 회항' 사태로 퇴임했다. 그는 복귀 걸림돌로 작용하던 명품 밀수 혐의와 외국인 가사도우미 불법고용 혐의에 대한 1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아 경영 일선에 복귀할 수 있다.

동생인 조 전무도 '물컵 갑질' 사태 이후 1년 2개월 만인 지난 6월 한진칼로 돌아왔다. 이에 따라 조 전 부사장 복귀 자리도 한진칼이 될 가능성이 크다. 조 회장이 경영을 맡고 있는 대한항공으로 복귀해 가족 간 경영권 분쟁 논란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다.

재계 관계자 "조 전무의 복귀로 시끄러운 상황에서 조 전 부사장까지 다시 경영에 참여할 경우 비판 여론이 높아질 것이 우려된다"면서 "대내외 변수가 많은 상황에서 조 회장의 첫 인사에 대한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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