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많이쓰면 6기가 요금제가 '공짜'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김세관 기자 2019.10.29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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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브M 출시…"통신으로 수익 안 낸다"…통신업계 '긴장'

28일 오전 서울 중구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 열린 KB국민은행 혁신금융서비스 '리브모바일(Liiv M)' 론칭행사에서 내빈들이 리브모바일을 체험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부터) 최성호 방송통신위원회 이용자정책국장,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이태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국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사진=강민석 기자28일 오전 서울 중구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 열린 KB국민은행 혁신금융서비스 '리브모바일(Liiv M)' 론칭행사에서 내빈들이 리브모바일을 체험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부터) 최성호 방송통신위원회 이용자정책국장,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이태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국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사진=강민석 기자


KB국민은행의 MVNO(알뜰폰) 서비스 ‘Liiv M(리브M)’이 28일 베일을 벗었다. 금융거래 실적에 따라 무제한 5G는 최저 월 2만9000원, 데이터를 덜 쓰는 LTE(롱텀에볼루션)는 ‘공짜’ 요금제를 구현했다. 파격적인 통신비를 무기로 소비자를 모집하고 이들에게 혁신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통신·금융 시장의 판을 엎겠다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28일 서울 중구 반얀트리호텔에서 열린 리브M 론칭행사에서 “내달 4일부터 일반인 고객 유치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가입은 리브M 웹사이트에서 할 수 있다. 유심칩을 배송받아 휴대폰 단말기에 꽂으면 국민은행을 비롯한 KB금융 관련 앱이 설치된다. 유심에는 개인식별 고유번호가 담겨 손쉽게 모바일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휴대폰을 바꿔도 공인인증서를 재발급하거나 다시 저장할 필요가 없다.



5G요금제 개요/사진=리브M 웹페이지5G요금제 개요/사진=리브M 웹페이지
◇5G 무제한 2만9000원, LTE ‘공짜’…‘파격’ 요금제 선봬=5G 요금제는 월 4만4000원에 9GB 데이터를 제공(소진시 1Mbps 속도 사용)하는 ‘라이트’와 월 6만6000원에 180GB 데이터를 제공(소진시 10Mbps 속도 사용)하는 ‘스페셜’ 등 두 종류가 출시된다. 기존 이통사의 비슷한 5G 요금제가 각각 8만원과 5만원대에 비해 낮다.

여기에 금융거래 실적에 따라 추가 할인이 적용된다. 각종 자동이체, 카드실적, 제휴기관 할인, 친구결합(12월 출시) 등에 따라 최대 2만2000원까지 깎아준다. 또 KB리브M 카드 청구할인(최대 월 1만5000원)이 더해지면 최대 할인 폭은 3만7000원이다. 모두 적용된다면 5G 스페셜은 월 2만9000원, 5G 라이트는 7000원에 쓸 수 있다. 기본요금이 월 3만7000원에 못 미치는 일부 LTE 요금제(월 데이터 1~6GB)를 이용하면, 통신요금 ‘0원’이 된다. 데이터를 적게 쓰면서 은행 거래 실적이 많은 중·장년층 고객군에선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사례다.



◇‘알뜰폰=저가폰’ 공식깬다…프리미엄폰 25% 할인=단말기 가격도 낮춘다. 박형주 국민은행 디지털전략부장은 “휴대폰 제조사와 제휴해 단말기 가격을 할인하고 국민카드를 쓰면 청구할인을 추가해 출고가 대비 25% 저렴하게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갤럭시 노트10·노트10+·S10·A90·A50 등 최신 프리미엄 폰으로 라인업을 갖췄다. MVNO의 ‘저가폰’ 이미지를 깨기 위해서다.

리브M BI/사진제공=KB국민은행리브M BI/사진제공=KB국민은행
한동환 국민은행 디지털금융그룹 대표는 “통신으로 수익을 내지 않는다는 마케팅 전략 덕분에 저렴한 요금제와 단말기 판매가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대신 리브M 고객 대상의 혁신금융 서비스 확대에 주력한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리브M은 혁신의 완성이 아닌 시작”이라며 “리브M으로 어떻게 통신과 금융을 융합해 더 좋은 스마트금융을 만들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제2의 ‘리브M’ 나올까=통신업계는 긴장한 표정이다. 기존 MVNO 사업자와는 ‘덩치’가 다른 데다 예상대로 파격적인 통신비 혜택을 앞세운 공격적 마케팅이 예상돼서다. 관건은 얼마나 소비자의 선택을 받느냐가 될 전망이다. 허 행장은 “가입자 100만명은 돼야 혁신에 한 고객의 기대가 반영됐다고 볼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타깃은 기존 MVNO가 아닌 대형 이통사 고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 알뜰폰 사업자를 어렵게 하면서 리브M을 키우지는 않을 것”이라며 “5G와 LTE를 채택한 것도 그들과 직접 경쟁을 피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리브M을 뒤따르는 새로운 5G 알뜰폰, 통신·금융 융합상품이 나올지도 관심사다. 리브M에 5G 망을 제공하는 LG유플러스를 비롯해 SK텔레콤·KT 역시 연내 제공에 나선다. 또 민원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시장에서 (리브M과) 비슷한 모델이 검토되는 것으로 안다”며 새로운 금융·통신 결합모델의 가능성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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