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영구 휴전, 우리 덕"…트럼프, 사고 쳐놓고 자화자찬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10.24 06:39
글자크기

트럼프 "터키 제재 철회 지시"…트럼프, 시리아 철군으로 터키 침공 빌미 제공·러시아 영향력 확대 초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터키가 쿠르드족과 영구히 휴전하기로 했다며 터키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터키의 영구 휴전 결정은 미국 덕분이라고 주장했다.

AFP통신과 더힐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TV 연설을 통해 "오늘 아침 터키 정부는 시리아에서의 전투와 공격을 중단하고 영구적인 휴전을 하겠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지역에서 나온 '영구적'이라는 단어를 약간 의심스럽게 여길 수 있다. 우리 모두 그 점을 이해한다"며 "그러나 나는 그것이 영원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우리가 만족하지 않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터키에 대한 제재를 철회할 것"이라며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에게 지난 14일에 부과한 제재를 철회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은 터키산 철강에 대한 관세를 50% 인상했다.



최근 미군이 시리아에서 철수하자 터키군은 지난 9일 쿠르드민병대(YPG)가 자국 내 쿠르드 분리주의 테러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의 시리아 분파라는 명분으로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 자치지역을 침공했다. 이후 일주일 넘게 군사 공세를 벌여오다 지난 17일 미국의 중재로 쿠르드족과 조건부 휴전에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터키의 휴전 결정은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 미국이 만들어낸 결과"라며 "우리가 수천 명의 쿠르드족을 구했다"고 주장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 17일 터키 앙카라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회동한 뒤 터키가 쿠르드족의 철수를 위해 120시간 동안 휴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터키의 영구 휴전 결정에는 러시아의 역할도 적지 않았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2일 쿠르드족이 시리아 북동부에서 철수하면 양국이 역내 공동 순찰을 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방적인 시리아 철군 결정으로 터키 침공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미국 조야에선 이번 사태로 핵심 동맹국인 터키와 중동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을 키워주는 결과만 가져왔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