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누가 가나"…백화점株의 미래는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2019.10.23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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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쇼핑 늘어 매출 성장 둔화, 늘어난 명품 쇼핑이 성장 주도할 수도"

"요새 누가 가나"…백화점株의 미래는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는 사람들이 점차 줄어들면서 국내 백화점들의 매출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온라인 쇼핑이 늘어나면서다. 백화점 관련 종목들에 대한 보수적인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세계 (173,200원 ▲5,200 +3.10%) 주가는 올해 초 24만8000원에서 전날 23만8000원까지 4% 하락했다. 같은 기간 롯데쇼핑 (71,300원 ▲1,300 +1.86%)은 20만2500원에서 12만8500원으로 36.5%가, 현대백화점 (52,800원 ▲700 +1.34%)은 8만7700원에서 7만7600원으로 11.5%가 떨어졌다.



백화점 매출 성장 둔화에 따라 실적 개선 기대감이 낮아진 것이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백화점 성장률은 신세계 +5%, 현대백화점 +1%, 롯데쇼핑 -4%로 추산된다. 대외 악재 등이 겹쳐 국내 경기가 나빠지자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것이다.

특히 온라인 쇼핑 시장의 확대도 백화점 매출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상반기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총 63조900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6% 늘었다. 상승세가 가파르다. 특히 모바일 전자상거래 규모는 전체 온라인 쇼핑의 63.8% 수준을 차지한다.



이 같은 백화점의 위기는 전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100년의 역사를 가진 미국의 백화점 바니스뉴욕은 최근 파산 위기에 놓였다. 일본의 유명 백화점들도 10여년 전부터 속속 문을 닫고 있다.

이에 국내 백화점들은 나름의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신세계는 면세점 사업에 집중을 하고 있다. 올해 7월부터 불거진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를 받은 롯데쇼핑은 온라인 배송 쪽에 집중하는 전략을 내세웠다. 현대백화점 역시 쿠팡과 손잡고 온라인몰 강화에 힘쓰고 있다.

그럼에도 백화점 관련 종목들의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하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설명이다. 미국과 일본 등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인구 감소나 새로운 유통채널의 확산 등으로 예전처럼 백화점이 고성장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백화점 관련 투자에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는 이유다.


그러나 최근 2년 사이 백화점 내 명품 매출 비중이 눈에 띄게 늘어나면서 향후 명품 관련 사업이 백화점 성장을 주도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명품은 단가가 높아 온라인 쇼핑 확대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장점이 있다. 화면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색감이나 질감 등을 확인하기 위해 오프라인 백화점을 이용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백화점들의 월별 평균 명품 매출 증가율은 2017년 5.4%, 지난해 10.5%를 기록했다. 올해도 1월부터 7월까지의 평균 명품 매출 증가율은 17.2%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백화점 매출에서 명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2%다. 해당 비중은 2016년 13.5%, 2017년 15.8%, 지난해 19.3%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 허나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전제품군 외에는 백화점 타 상품군의 매출이 0%에 가까운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명품 성장률이 둔화되면 전사 성장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내년에도 명품 주도의 백화점 성장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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