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지수는 일제히 반등했다.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7.44포인트(0.21%) 오른 2만6827.64에 거래를 마쳤다.
기업들의 실적호조가 투자심리를 북돋았다. 시장조사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현재까지 3/4분기 실적을 공개한 S&P 500 소속 75개 기업 가운데 약 83%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기록했다.
미국 백악관은 미중 무역협상이 잘 진행될 경우 12월로 예정된 대중국 추가관세를 철회할 수 있다며 기대감을 부추겼다.
당초 미국은 12월15일부터 1600억달러(약 190조원)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15%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었다. 시장은 이 추가관세가 시행될 경우 글로벌 경기침체 위험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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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참모인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 "미국과 중국은 많은 진전을 이뤘다"며 "중국과 1단계 무역합의에 대한 대화가 잘 된다면 우리가 12월 관세를 철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우리는 금융시장 개방과 환율 안정 합의에 매우 가깝게 다가섰다"며 "농업과 관련해 그들(중국)은 400억~500억달러 상당의 농산물을 구입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각료회의에서 "미중 무역협상의 2단계 문제들은 1단계보다 해결하기가 훨씬 더 쉬울 것"이라며 향후 협상에 대해 낙관론을 폈다.
EAB인베스트먼트그룹의 아님 홀저 전략가는 "주식시장은 미중 무역협상을 낙관하고 있다"며 "기대를 웃도는 대형주들의 실적도 시장이 주시하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미중 양국은 지난 10~11일 워싱턴D.C.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통해 무역전쟁을 완화할 1단계 합의, 이른바 '스몰딜'(부분합의)에 도달했다. 미국은 당초 이달 15일로 예정했던 2500억달러(약 300조원) 규모의 대중국 관세율 인상을 보류했고,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수입액을 400억∼500억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중국의 기술이전 강요와 자국 기업 보조금 문제 등 핵심 쟁점에선 진전이 없었고, 12월로 예정된 대중국 관세를 철회한다는 합의도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르면 다음달 16~17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만나 1단계 합의안에 서명할 전망이다.
문제는 합의안이 추가 협상을 필요로 하는 미완의 상태라는 점이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의 목표는 APEC 정상회의에서 1단계 협상을 마무리하는 것"이라면서도 "아직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이 남았다"고 말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이날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 서명 시점이 꼭 11월이어야 할 필요가 없다"며 "올바른 협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과의 협상 경과에 따라 서명이 12월 이후로 미뤄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MRB파트너스는 "믿을 수 있는 대규모의 무역합의 발표가 나온다면 강세장을 촉발할 수 있지만, 아직까진 그런 신호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당한 불확실성들이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며 "취약한 국제무역과 제조업 경기 뿐 아니라 보호무역주의, 정치적 불안 등이 대표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