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린 러프(왼쪽)와 벤 라이블리.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사자 군단' 삼성 라이온즈가 조용하게 2020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 구성도 방향은 잡았다. 일단 현재까지는 다린 러프(33)와 벤 라이블리(27)는 재계약을 추진하고, 남은 한 자리는 투수로 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에서 3년간 뛴 러프는 2019 시즌 133경기, 타율 0.292, 22홈런 101타점, 출루율 0.396, 장타율 0.515, OPS 0.911을 기록했다. 리그 타점 5위, 홈런 공동 6위, 출루율 11위, 장타율 6위, OPS 공동 5위였다. 단연 팀 내 최고 타자였다.
삼성 관계자는 21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러프는 잡아야 하지 않겠나"며 "당장 협상을 시작할 단계는 아니다. 지금은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여러모로 분석하고 있다. 우리의 전략을 가지고 접근을 해야하지 않겠나 싶다"고 설명했다.
새 외국인 타자를 데려올 가능성을 묻자 "교체가 능사는 또 아니다. 다른 선수가 러프보다 잘 한다는 보장이 없다. 타자는 투수보다 적응 시간이 필요하다. 여러 측면에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수 라이블리 역시 재계약 대상이다. 교체 선수로 온 라이블리는 9경기에서 57이닝을 소화하며 4승 4패, 평균자책점 3.95를 찍었다. 58탈삼진-13볼넷으로 4.46의 탈삼진/볼넷 비율을 보였고, 피안타율도 0.238로 좋았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시속 150km를 손쉽게 던지는 등 기본적으로 구위가 빼어났고, 공격적인 투구도 돋보였다. 크게 무너진 경기가 몇 차례 있기는 했지만, 완봉승을 따내는 등 좋을 때는 '에이스 모드'를 뽐냈다.
삼성 관계자는 "라이블리도 재계약을 할 생각이다. 올해 적응을 했다는 점이 크다. 부족한 점도 있었지만, 장점도 봤다. 부족한 것은 다듬으면 될 것이다. 위력적인 공을 뿌린다. 더 나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러프-라이블리를 잡는다고 하면, 한 자리가 빈다. 2019년에는 타자 맥 윌리엄슨(29)이 있었다. 40경기서 타율 0.273, 4홈런 15타점. 좋은 성적은 아니었다. 일단 삼성은 내년에는 타자 대신 투수를 생각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남은 한 자리는 아직 확정은 아니다. (허삼영) 감독님과 이야기를 해봐야 한다. 일단 지금 상황으로는, 아마 투수 쪽으로 갈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타자를 구하는 것이 오히려 더 어려운 면이 있다. 100% 적응할 타자를 구하면 좋겠지만, 올해 다른 구단들을 봐도 새로 오거나 교체로 온 외인들 가운데 만족할 만한 선수들은 그리 많지 않았던 것 아닌가"라고 짚었다.
투수 쪽으로 무게가 쏠리지만, 변수는 있다. 규정 변화다. 지금은 외국인 선수 3명 보유에 경기당 2명 출전이다. 외국인 투수가 선발로 나갈 경우, 외국인 타자 2명 가운데 한 명은 무조건 쉬어야 한다. 투수가 선발로 30경기 나간다고 가정하면, 144경기 가운데 5분의1 이상을 못 뛴다. 만만치 않은 손실이다. 이에 투수 2명-타자 1명이 이상적인 구성으로 꼽혔다.
하지만 오는 11월 열릴 한국야구위원회(KBO) 실행위원회에서 규정을 수정할 가능성이 있다. 3명 보유-3명 출전이 된다면, 타자 2명-투수 1명도 얼마든지 가능해진다. 삼성은 2019년 팀 타율 9위(0.256), 득점 7위(622점)에 머물렀다. 외국인 타자를 2명 쓰면서 공격력을 보강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