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전쟁 아직 안 끝났다…산 너머 산"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10.15 08:13
글자크기

[월가시각] "中, 1단계 무역합의 서명 전 추가협상 희망"…므누신 "합의문 불발 땐 예정대로 12월 추가관세"

"美中 무역전쟁 아직 안 끝났다…산 너머 산"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롤러코스터 증시가 산 하나를 넘으면 끝날 것처럼 보였지만, 산 넘머 또 산이 있다는 걸 시장이 알게 됐다. 무역합의에 대한 낙관은 시기상조다." (존 케리 아문디파이어니어 자산운용 포트폴리오매니저)

뉴욕증시 3대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과 중국이 도출한 스몰딜(중간합의), 즉 1단계 무역합의가 추가협상을 필요로 하는 '미완의 합의'라는 실망감이 작용했다.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9.23포인트(0.11%) 내린 2만6787.36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4.12포인트(0.14%) 떨어진 2966.15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 대비 8.39포인트(0.10%) 낮은 8048.65에 마감했다.



블룸버그통신와 미국 경제방송 CNBC 등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11일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도출한 1단계 합의에 양국 정상들이 서명하기 앞서 추가협상을 희망하고 있다.

통신은 다음달 칠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이 서명할 수 있도록 합의문을 마무리짓기 위해 류허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협상단이 미국에 다시 파견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CNBC는 한 소식통을 인용, 합의를 서면화하는 데 여전히 많은 변수들이 남아 있어 추가로 대면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미국이 12월 시행할 예정인 추가 대중국 관세 조치를 철회하길 바라고 있다고 통신에 말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중 양측이 앞으로 수주내 합의문을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하지만 만약 불발된다면 대중 추가관세가 12월 예정대로 부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파르탄캐피탈증권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이 미중 1단계 합의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있다"며 "설령 협상에서 돌파구가 마련됐더라도 아직 서명한 건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미중 양국은 지난 10~11일 워싱턴D.C.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통해 무역전쟁을 완화할 제한적 합의를 도출했다. 미국은 당초 이달 15일로 예정했던 2500억달러(약 300조원) 규모의 대중국 관세율 인상을 보류했고,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수입액을 400억∼500억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미 부과 중인 대중국 관세를 유지했을 뿐 아니라 12월15일로 예정된 1600억달러(약 190조원) 규모 중국산 상품에 대한 15% 관세 부과 조치도 철회하지 않았다. 중국의 기술이전 강요와 자국 기업 보조금 문제 등에서도 진전이 없었다. 사실상 '한시적 휴전'인 셈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불공정 무역과 지적재산권 침해로 미국에 막대한 손해를 입히고 있다며 지난해 7월부터 중국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해왔다. 이에 중국도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며 맞섰다.

글렌메드의 제이슨 프라이드 CIO(최고운용책임자)는 "1단계 무역합의에 대해 많은 의문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미중 무역전쟁의 휴전이 내년까지 이어질지 상당한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미중 무역전쟁은 내년 11월 미 대선 전에 또 다시 불거질 수 있다"며 "그 형태는 새로운 추가관세 위협일 수도 있고, 특정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JP모건의 데이비드 켈리 애널리스트는 "미중 양국은 이번에 서로에게 아주 작은 양보만을 했을 뿐"이라며 "포괄적 합의는 내년 11월 대선 이후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켈리 애널리스트는 낙관론을 거두지 않았다. 그는 "미중 양국 모두 합의를 발표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은 양쪽 모두 무역전쟁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우려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이는 앞으로 몇달간 무역전쟁이 격화될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