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뒤플러 "한국은 좋은 저개발국 발전모델"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10.15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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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연소 및 두번째 여성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노벨경제학상 공동수상자 에스테르 뒤플로 MIT 교수/ 사진=AP통신노벨경제학상 공동수상자 에스테르 뒤플로 MIT 교수/ 사진=AP통신


빈곤퇴치 연구로 2019년 노벨경제학상을 공동수상한 에스테르 뒤플로 미국 MIT(매사추세츠공대) 교수(46)가 "우리 사회의 덜 부유한 이들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뒤플로 교수는 14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소재 MIT에서 노벨경제학상을 함께 수상한 남편 아브히지트 바네르지 MIT 교수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수상이 전세계 빈곤퇴치 연구의 물꼬가 되길 바란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날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빈곤퇴치와 저소득층 삶의 질 개선, 저개발국 발전 등을 연구해온 뒤플로, 바네르지 교수와 마이클 크레머 하버드대 교수를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뒤플로 교수는 역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 가운데 최연소인 동시에 사상 두번째 여성 수상자다.

뒤플로 교수는 "가난한 사람들을 도우려고 하는 이들조차 빈곤층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생각에서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며 "가난한 사람들은 캐리커처 등을 통해 희화화되는 일이 다반사"라고 했다.



한국의 경제발전 모델에 대한 의견을 묻는 한국 특파원들의 질문에 "한국은 좋은 저개발국 발전모델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술과 교육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가 좋은 결과를 낳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국가별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똑같이 적용하긴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역사상 두번째 여성 노벨경제학상 수상자가 된 것과 관련, 그는 "매우 중요하고 적절한 때에 여성에 대한 수상이 이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그의 남편 바네르지 교수는 노벨경제학상 수상 사실을 전화로 통보받았다며 "노벨위원회가 우리 부부 가운데 한명과 컨퍼런스콜(전화회의)을 하길 원했는데, 특별히 여성을 원한다고 해서 자격 미달인 나는 곧장 침대로 돌아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MIT는 이들 부부를 '바네르지 교수와 그의 아내' 대신 '뒤플로 교수와 그 남편'으로 불러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뒤플로 교수를 포함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3명은 상금 900만크로나(약 10억8000만원)와 함께 노벨상 메달과 증서를 받게 된다. 노벨경제학상을 공동수상한 크레머 교수는 따로 기자회견을 하지 않았다.

사제 지간으로 처음 만나 부부로 발전한 뒤플로 교수 부부는 의약품 임상실험처럼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빈곤퇴치 정책의 효과를 검증하는 방식을 도입한 것이 노벨위원회로부터 높이 평가받았다.

두 사람은 JPAL(Jameel Poverty Action Lab·자밀 빈곤퇴치연구소)이라는 단체를 세워 전세계 50여개국에서 700여건의 개발경제학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를 통해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통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이들과 불참한 이들을 추적한 뒤 삶에 나타난 변화를 관찰했다.

JPAL이 에티오피아, 가나, 온두라스, 인디아, 파키스탄, 페루에서 2만1000명을 상대로 자산관리 교육, 현금 지원, 직업교육 등을 실시한 결과,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들이 훨씬 더 많은 자산을 모으고 저축하는 성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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