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IFC에서 최근 62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관련 브리핑에 참석해 목을 축이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A증권사의 강남지역 WM(자산관리)센터장은 14일 "메자닌 자산에 대한 환매 이슈 때문에 라임과 상관없는 다른 펀드들까지 흔들리는 분위기"라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최근 환매가 계속 일어나다 보니 펀드 자산을 매각해야 하는데, 포트폴리오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 메자닌 자산들이 제값을 못 받고 있다"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손해를 보더라도) 일단 수익을 챙기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어 "간단한 구조여도 사모펀드는 신규 설정이 잘 안된다"며 "요새는 고객들이 아무것에도 (투자를) 안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사모펀드에 대한 시각이 싸늘해지면서 일부 자금은 이미 사모 시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이탈자금 중 일부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최근 내놓은 사모투자 재간접 공모펀드로 이동했거나, 국내 주식 쪽으로 들어갔다는 전언이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더욱 악화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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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증권사의 한 PB팀장은 "라임 펀드 가입 고객에게 이번 환매중지 사실을 설명하고 일단 상황이 나아지기를 기다려보자고 했다"며 "그러나 연말 시장 상황이 더욱 악화 될 수 있어 내심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메자닌, 즉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을 발행한 상장기업들이 연말 외부감사에서 무더기로 '의견거절' 등 감사의견 '비적정'을 받게 될 경우 상황은 더욱 꼬이게 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재무 상황이 취약한 기업일수록 재무제표에도 허술한 점이 있기 마련"이라며 "최근 회계감사가 더욱 엄격해진 분위기 속에서 이들 기업의 회계 리스크가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