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日서 노벨상… 그 저력 어디에서 나오나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19.10.13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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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 출신에 국내파 많은 日과학계…요시노 "당장 성과 안나오더라도 오래 연구할 수 있는 환경 중요"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자 요시노 아키라(71). /사진=로이터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자 요시노 아키라(71). /사진=로이터


또 다시 일본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왔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개발해 온 일본 화학자 요시노 아키라(71)가 올해 노벨화학상을 받으면서 일본은 2년 연속 노벨상 수상자를 내게 된 것을 비롯해 연이은 노벨상 수상비결에 대해 관심이 커지고 있다.

요시노는 니혼게이자이와의 지난 9일 인터뷰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 위해선 쓸데없는 일을 잔뜩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성과가 없을지라도 장기간에 걸쳐 연구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요시노는 당장 그럴듯한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예산을 깎아버리는 풍토가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 대학과 기업의 연구가 이전과 달라지고 있다"며 "기초 연구는 10개 중 하나만 맞아도 좋은 것인데 지금은 (당장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예산을 깎아버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단 호기심으로 새로운 현상을 열심히 찾아내는 게 중요한 것이다. (연구 결과를) 어디에 사용할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요시노는 학자가 아닌 기업인 출신이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을 받았다. 일본의 기업 연구원이 노벨상을 받은 건 이번이 네 번째다. 요시노는 현재 세계 1위 리튬이온 전지업체인 아사히카세이에서 줄곧 일했다. 그가 1972년 당시 섬유회사이던 아사히카세이에 입사해 2015년 고문으로 물러날 때까지 40년 이상을 리튬 이온 배터리 연구에 매진할 수 있었던 건 기업의 안정적인 연구 시스템 운영이 바탕이 됐다. 요시노는 "리튬이온배터리 개발 후 3년간 전혀 매출이 나지 않다가 10년 만인 1995년부터 팔리기 시작했지만 연구는 계속됐다"고 말했다.



요시노는 유학을 가지 않은 순수 '국내파'다. 그는 교토대에서 학사, 석사 학위를 받고 57세인 2005년에서야 오사카대에서 엔지니어링 박사 학위를 받았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일본의 노벨상 수상자 25명 중 20명은 일본 국내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요시노의 좌우명은 '호기심과 통찰력'이다. 그는 원래 배터리 전문가가 아니었지만 오히려 그게 연구에 더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그는 "내가 배터리 회사 연구원이었다면 리튬 전지를 개발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비전문가인 자신이 스스로 자료를 곳곳에서 찾았던 과정이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요시노의 수상으로 일본 국적의 노벨상 수상자는 총 25명이 됐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문부과학성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기준 일본이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에 이어 세계에서 5번째로 노벨상 수상자를 많이 배출한 나라"라며 "일본의 기초과학 실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쾌거를 이뤄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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