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 걸렸다…이란, 여성 축구장입장 허용

머니투데이 정단비 인턴 2019.10.11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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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이슬람혁명'이후 1981년 이후 처음으로 축구장에 여성 입장 허용

한국시간 11일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스타디움에 있는 이란 여성 축구 관중들 / 사진= 로이터 통신제공한국시간 11일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스타디움에 있는 이란 여성 축구 관중들 / 사진= 로이터 통신제공


이란의 여성들이 38년 만에 축구장에 합법적으로 입장하기 시작했다.

11일(한국시간)이란 이란 테헤란에서는 이란의 '이슬람 혁명' 이후 처음으로 여성들이 축구 경기장에 입장했다. 이날 테헤란 아자디스타디움 19번 게이트에는 이란 국기를 손에 들거나 어깨에 두른 여성들을 입은 여성 관중 4000명이 입장했다.

한국시간 11일 38년만에 축구장에 합법적으로 입장하게 되어 기뻐하는 이란 여성 축구 관중들 / 사진= 로이터 통신제공한국시간 11일 38년만에 축구장에 합법적으로 입장하게 되어 기뻐하는 이란 여성 축구 관중들 / 사진= 로이터 통신제공
이란축구협회는 남성 관중과 섞이지 않게 하려고 여성 관객을 경기 4시간 전인 이날 오후 1시부터 입장하도록 했다. 출입구와 주차장도 여성 전용 구역을 마련했고 관람석도 높이 2m 정도의 분리 벽을 쳤다.



이란축구협회는 전체 8만석 가운데 3천500석만 여성에 할당했고, 여성이 살 수 있는 입장권은 인터넷을 통해 1시간도 되지 않아 모두 팔려나갔다.

38년만에 여성관중의 입장이 허용된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스타디움의 남성 관중석 모습 /사진= 로이터 통신제공38년만에 여성관중의 입장이 허용된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스타디움의 남성 관중석 모습 /사진= 로이터 통신제공




이란에서는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여성의 축구장 입장을 허용하지 않았다. 올해 초 남장을 한 채 축구장에 몰려 들어가려다 체포된 한 이란 여성이 지난달 법원 청사에서 분신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국제축구연맹(FIFA)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이에 대해 이란 정부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38년 만에 여성의 축구장 입장이 허용된 배경이다.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약 40년 만에 수천의 이란 여성들이 축구 경기를 관전했다. 이란 여성들이 기다렸던 진전"이라고 했다.

이란이 38년 만에 여성들에게 축구장 입장을 허용한 날, 이란 국가대표팀은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C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캄보디아를 상대로 기록적인 14-0 대승을 거뒀다. 이란 선수단은 전반과 후반에 7골씩 터뜨리는 일방적인 경기력으로 답했다.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이란은 2승으로 C조 1위에 자리했다. 캄보디아는 1무2패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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