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교수 자산관리인 "조범동 사기꾼 가능성..권력형 비리 아냐"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김도윤 기자 2019.10.0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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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한국투자증권 PB 김경록 차장, '유시민의 알릴레오'서 인터뷰 녹취 방송…"국정농단으로 묘사, 참을 수 없어 인터뷰"

조국 법무부 장관이 8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브리핑실에서 검찰개혁 추진계획에 대한 대국민 보고를 하고 있다. 조 장관은 이날 보고에서 '검사장 전용차량 폐지', '검사파견 최소화'를 위한 관련 규정을 제정하고 시행 한다고 밝혔다.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조국 법무부 장관이 8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브리핑실에서 검찰개혁 추진계획에 대한 대국민 보고를 하고 있다. 조 장관은 이날 보고에서 '검사장 전용차량 폐지', '검사파견 최소화'를 위한 관련 규정을 제정하고 시행 한다고 밝혔다.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조국 법무부장관 아내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자산을 관리한 한국투자증권 PB(프라이빗뱅커) 김경록 차장의 인터뷰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김 차장은 인터뷰를 통해 조 장관 5촌 조카인 조범동씨가 사기꾼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 정 교수 PC의 하드디스크를 교체한 행동에 대해 정 교수의 지시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정경심의 PB 김경록, "조범동 사기꾼 가능성"=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유튜브 계정은 8일 저녁 6시에 방송한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김 차장의 인터뷰 녹취를 일부 공개했다.



처음으로 실명을 공개한 김 차장은 조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투자, 하드디스크 교체, 검찰 조사 과정에서 느낀 점 등에 대해 털어놨다. 그는 조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투자와 관련해 "사모펀드 문제가 일어났을 때 조범동(씨)이 도망가잖아요, 이건 100% 돈 맡긴 사람 돈을 날려먹은 걸로 볼 수 있다"며 "우회상장이나 주가조작 이런 내용이 안 나왔는데 도망갔다, 조국 장관과 검찰이 자기를 잡으러 오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차장은 "(이 사건은)조범동이 사기꾼이라고 생각하고 보면 매우 단순하다"며 "조범동 빼고 코링크PE의 얘기를 들으면 결국 다 조국 장관, 정경심 교수가 지시 한 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 방송에서 해설자로 참석한 이종우 이코노미스트 역시 "조범동씨가 사기꾼이 아니라면 굳이 도망갈 이유가 없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조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투자를 권력형 비리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검찰은 있는 그대로 팩트를 갖고 조사하는 것"이라며 "이 사태 자체가 이 사람들이 교수일 때 있었던 일로 문제가 된 건데, 이걸 권력형 비리로 보는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김 차장은 정 교수 PC의 하드디스크 교체와 관련,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부인했다. 정 교수는 김 차장에게 자신의 집과 동양대 연구실에 있는 PC 하드디스크 교체를 지시해 증거를 인멸했다는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그는 "처음에 (영주에) 내려간 건 (정경심 교수가) 유리한 자료들을 확보해야겠다(는 생각에)"며 "거기서 뭔가 빠져나올 수 없는 늪에(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하드디스크를) 없애라고 했으면 이미 다 없앴을 것"이라며 "시간도 많았고, 검찰에서 가져오라고 했을 때 바쁜데 이걸 왜 가져오라 그러냐(하는 생각도 했고), 약간 좀 감이 없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이 정 교수 PC의 하드디스크 교체에 대해 고맙다고 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인사말로 고맙다고 한 것에 지나친 의미부여가 돼 기사화됐다는 것이다.

김 차장은 "(8월)28일도 하드디스크 교체하는 일이 있었는데 (조 장관이) 아내를 도와줘서 고맙다고 했다는 기사가 났다"며 "2014년부터 (조 장관을) 총 3번, 4번 만났는데 만날 때마다 항상 고맙다고 했고 검찰에도 그렇게 진술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중에 보니 (아내의 자산관리인에 대해 그냥 고맙다고 한 말이) PC 하드디스크를 교체해줘서 고맙다가 돼 있더라"고 말했다.

김 차장은 실명을 거론하며 인터뷰에 나선 이유로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을 지목했다. 그는 "제일 열 받았던 게 하태경(의원) 그 사람 얘기했던 거"라며 "지금 이 상황을 국정농단 상황처럼 보고, 제가 마치 고영태인 것처럼, 저를 보호하라고 얘기를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봤던 것 중에서 정말 감이 없고, 욕을 해주고 싶을 정도로 말이 안 되는 얘기를 하더라"며 "이건 검찰도 무시하고, 정 교수도 무시하고, 저도 무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를 마치 나쁜 사람 고발하는 내부고발자처럼 얘기하는 자체가, 제가 그렇게 큰 일을 한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유시민, KBS 저격 "검찰과 언론 유착" 주장=유 이사장은 공영방송인 KBS와 검찰의 유착을 주장했다. KBS 법조팀이 김 차장을 인터뷰하고도 기사를 내보내지 않고 오히려 검찰에 인터뷰 내용을 흘렸다는 것이다.

김 차장은 "특정 언론사와 인터뷰를 하고 들어왔는데 우연히 검사 컴퓨터 화면을 보니 인터뷰 내용이 있었다"며 "'조국이 김경록 집까지 쫓아갔대 털어봐' 이런 내용인데 조국이 우리 집까지 찾아왔다고 한 적이 없는데 그걸 털어 보라는 게 있더라"고 주장했다.

그는 "언론과 검찰이 매우 밀접하다"며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하든 내 인권이 탄압이 되든 검찰 수사에 반응을 불러 일으켜서 자신감 있게 본인들 생각을 밀어붙이는 구조인데 제가 말할 수도, 압박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해당 언론사가 KBS라고 밝혔다. 그는 "김 차장이 자기가 신뢰하는 사람 소개로 KBS 법조팀장이랑 인터뷰를 했는데 진실하게 보도해준다고 해서 했더니 기사는 나오지도 않았고 직후에 조사받으러 (검사실에) 들어갔다가 검사 컴퓨터 화면을 우연히 봤는데 'KBS랑 인터뷰 했다던데 털어봐', '조국이 김경록 집까지 조국이 왔다던데 털어봐' 이런 내용이 거의 실시간으로 있다더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공영방송인 KBS 법조팀장이 중요한 증인 인터뷰를 하고 기사도 안 내보내고 검찰에 내용을 실시간으로 흘리는 게 가능하냐"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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