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가 부족해…성당에 '결혼한 신부님' 나올까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2019.10.08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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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부터 '시노드' 시작… 신부 부족해 미사 어려운 남미 아마존, 허용 여부 논의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AFP통신프란치스코 교황 /사진=AFP통신


가톨릭 교회에 결혼한 신부가 탄생할 수 있을까. 6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시작된 시노드(주교 등이 참석하는 자문기구 성격의 회의)에 관련 안건이 올라오면서 수백년 이어온 전통이 깨질지 주목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은 3주간의 시노드를 개막했다. 회의 주제는 '아마존의 완전한 생태와 교회를 위한 새로운 길'로 남미 아마존 지역의 대규모 벌목 등 환경 문제가 중심이지만, 눈길을 끄는 것은 이 지역에서 결혼한 남성을 신부로 받아들이는 문제이다.



가톨릭은 성공회 출신의 결혼한 성직자를 받아들인 적은 있지만 수백년 넘게 신부는 원칙적으로 결혼을 할 수 없었다. 이는 신부가 종교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로도 평가된다.

앞서 지난 6월 남미 지역 가톨릭 교구에서는 "크리스찬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가정이 있더라도 연륜 있고, 지역에서 존경받는 인물을 받아들이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이러한 의견이 나오게 된 데는 이 지역에 신부가 너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세계적으로는 신자 3200명에 1명의 신부가 있지만, 남미로 범위를 좁히면 7200명당 1명이고 아마존 지역은 신부 부족이 더 심하다. BBC는 아마존의 85%는 신부 부족으로 매주 미사를 할 수 없고, 1년에 한번만 하는 곳도 있다고 전했다.

남미 출신의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지에 '결혼한 신부'를 두는 것에 "문은 열려있다"는 입장이지만 오랜 전통을 바꾸는 일에 가톨릭 모두가 우호적인 것은 아니다.

이번 시노드에 참석하는 우루과이의 마틴 라사르테 신부는 WSJ에 "한 지역에만 적용해 논의하기에 적절한 주제가 아니다"라면서 "때로는 모두가 같은 속도로 걸을 필요가 있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회의 기간 184명의 주교 등은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투표할 예정이다. 시노드가 곧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결론을 전해받은 뒤 최종적으로 의사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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