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기업 퇴출' 부인한 백악관…일단 믿어준 시장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10.01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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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시각] 나바로 "中기업 퇴출 기사 절반 이상 부정확"…구체적으로 틀린 부분 안 밝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증시에서 중국 기업들을 퇴출시키는 등 대중국 금융투자 봉쇄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에 대해 백악관은 "절반 이상 부정확하다"고 반박했다. 구체적으로 어느 부분이 틀린지 밝히지 않았지만 시장은 일단 그 말을 믿어줬다.

미중 무역전쟁이 더 이상 격화되지 않길 바라는 희망이 시장을 호재에 더욱 민감하게 만들었다.



30일(현지시간)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6.58포인트(0.36%) 오른 2만6916.83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14.95포인트(0.50%) 상승한 2976.74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59.71포인트(0.75%) 뛴 7999.34에 마감했다. 애플이 JP모간의 목표주가 상향에 힘입어 2.35% 오르며 기술주 강세를 주도했다.



지난 27일 뉴욕증시 3대지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기업에 대한 금융투자를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의 보도에 일제히 하락했다.

통신들에 따르면 미 재무부 등은 최근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주재로 중국 압박을 위한 회의를 열고 중국 기업들의 미 증시 상장폐지와 미 연기금의 중국 투자 제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등 증시 벤치마크 지수의 중국 비중 상한 설정 등에 대해 논의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중국 정책을 주도해온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이날 미국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블룸버그통신의 해당 기사 내용 중 절반 이상은 매우 부정확하거나 완전한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나바로 국장은 기사의 어느 부분이 부정확한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시장은 미중 양국이 다음달 10∼11일 이틀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릴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진전을 이루길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이 요구해온 대규모의 미국산 대두 수입을 최근 중국이 수용하는 등 양국간 우호적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KKM파이낸셜의 댄 데밍 상무는 "미중 무역협상을 둘러싼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좋은 쪽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BCA리서치의 더그 페타 수석전략가는 "강경 무역정책이 경제를 침체로 몰고가기 시작한다면 트럼프 행정부도 중국에 대한 공격성을 줄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미국이 대중국 금융투자 차단에 나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세븐스리포트의 톰 이싸예 회장은 "재무부가 중국 기업 퇴출 방안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해명하면서 '현재로선'이란 단서를 붙인 것이 시장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8일 모니카 크롤리 미 재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현재로선' 중국 기업을 미국 증시에서 퇴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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