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대만·위구르 건드리는 美, 발끈하는 中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2019.09.28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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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법제정 속도내는 '홍콩인권법', 中 "내정 난폭하게 간섭" 반발

홍콩 민주화 운동의 주역인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과 가수 데니스 호가 17일(현지시간) 워싱턴의 의회 산하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 청문회에 참석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홍콩 민주화 운동의 주역인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과 가수 데니스 호가 17일(현지시간) 워싱턴의 의회 산하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 청문회에 참석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미국이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 타이베이 법안, 신장위구르 자치구 문제 등을 연일 부각시키자 중국이 '내정 간섭'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같은 문제가 미중 무역협상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는 평가다.

지난 26일 미국 의회 외교위원회는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전날인 25일에는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대만 따돌리기에 대응하기 위한 법안인 일명 타이베이 법안(TAIPEI Act)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먼저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에는 미국이 매년 홍콩의 자치 수준을 평가해 홍콩의 특별지위 지속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홍콩은 중국과 달리 관세나 투자, 무역, 비자 발급 등에서 미국의 특별대우를 받고 있는데 상황에 따라 특별대우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6일 브리핑에서 "(홍콩 인권 법안은) 공공연하게 홍콩의 급진 세력과 폭력배를 부추기며 중국 내정을 난폭하게 간섭하는 것"이라며 "중국은 이에 대해 강력한 분개와 결연한 반대를 표한다"고 비난했다.



중국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타이완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이 개입하고 있단 게 중국 측 주장이다.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는 지난 25일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대만 따돌리기에 대응하기 위한 법안인 일명 타이베이 법안(TAIPEI Act)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타이베이 법안은 미국이 대만과 단교한 나라들과 외교 왕래를 줄이도록 권고했다.

겅솽 대변인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미중 3개 공동선언을 심각히 위반한 것이며 국제법도 어긴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 정부가 신장 지역의 위구르족 등 무슬림을 탄압하고 있다며 최근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최근 "신장내 예방적 대테러작전과 온건화 방식은 중국이 국제적인 테러방지에 중국이 기여하고 있는"것이라고 정면 반발했다.


미국의 이같은 움직임을 중국 정부는 '패권주의'라고 규정하고 있다. 국제관계를 지배하는 국제법과 규범을 미국이 어기고 있다는 것이다. 송루안 중국 외교부 청장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홍콩 시위에서 부정적이고 수치스러운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자국 국내법으로 다른 나라의 내정에 대한 간섭을 정당화하려 한다"며 "홍콩 인권 민주주의법을 통과시키겠다고 위협하는 것은 패권의 전형"이라고 비난했다.

미국의 중국의 인권에 대한 문제제기가 무역협상을 염두에 둔 포석이란 전망도 나온다. 2주 뒤에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와 류허 중국 부총리의 무역협상이 예정돼 있다.

왕위 위원은 중국의 신장 위구르족 정책과 홍콩 시위에 대한 미국의 비판이 무역협상에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우리는 무역협상이 좋은 대외 환경에서 열리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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