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웅진그룹의 재무 리스크 때문에 웅진씽크빅에 인수된 지 석 달 만에 다시 매물로 나오기는 했지만 웅진코웨이 자체의 매력은 최근 들어 더욱 높아졌다는 평가다. 올해 2분기에는 7555억원의 매출에 138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하기도 했다. 국내뿐 아니라 말레이시아 등 해외시장에서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가장 큰 변수로 꼽히는 가격 문제에 대해 시장의 예상보다 한층 깊은 합의가 이뤄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매각 대상은 웅진코웨이 지분 25.08%인데, 한 주당 10만원 정도면 매도인 측에서 수긍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게 거래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웅진그룹이 한 주당 10만원 수준의 가격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미심쩍다는 관측이 있었다. 한 주당 10만원 선에서 합의가 될 경우 매각 금액은 약 1조8500억원인데, 이는 웅진그룹이 코웨이를 인수할 때보다 낮은 가격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웅진 측에서도 코웨이 인수에 따른 전략적 실패를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는 만큼 매각에 성공할 수 있다면 일정 부분 금액적 손실은 감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 주당 10만원 수준이면 한국투자증권에서 받은 인수금융을 상환하더라도 추가 비용 등을 고려해도 웅진씽크빅이 약 3000억원의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는 만큼 나쁜 구도는 아닐 것"이라고 평가했다.
웅진 측에서도 코웨이 매각이 실패할 경우 주주뿐 아니라 채권단, 임직원 등에게 예상치 못한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가격 등 문제에 대해 무리한 요구를 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결국 내달 10일 예정된 본입찰에서 코웨이 매각 성사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가격 등 조건에서 조율을 통해 매각에 성공할 경우 국내 IB(투자은행) 주관으로 약 6개월 만에 '빅딜'을 완성하는 이례적 M&A(인수합병) 사례로 남을 수 있다. 만약 SK네트웍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다면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등으로 거래 종결 시점은 다소 지연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웨이 매각은 웅진그룹뿐 아니라 인수금융 제공자이자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에도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며 "인수 후보들이 코웨이의 렌탈 가전 시장 지배력과 해외 장 공략 등을 통한 추가적인 성장 여력, 이종 산업과 시너지 여부 등에 어느 정도 점수를 주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