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진에어 노조 "임금인상률 작년보다 높여달라"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19.09.2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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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액기준 4.2% 임금 인상안 확정-특별격려금 지급, 성과급 체계 개선 등도 논의

'적자' 진에어 노조 "임금인상률 작년보다 높여달라"


대한항공 (21,800원 ▲300 +1.40%) 계열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 (13,720원 ▼180 -1.29%) 노동조합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회사가 적자인 데다 지난해보다 높은 인상률을 정해 협상에 진통이 예고된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임협)안으로 총액기준 4.2% 인상을 요구하기로 했다. 진에어는 2008년 설립됐지만, 지난해 7월 처음 노조가 생겼다.



노조는 "전반적인 항공업계의 어려움을 고려했다"며 "2018년도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최소한의 임금 인상을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진에어 노사는 지난해엔 총액기준 3.5% 인상에 합의했다.

임금 인상에 더해 노조는 특별 격려금 200% 지급을 요구하기로 했다. 1년여간 계속되고 있는 국토교통부의 경영 제재에 따른 보상이 필요하다는 노조의 주장이다.



조현민 전 부사장(현 한진칼 전무)이 미국 국적 보유자이면서 2010∼2016년 불법으로 진에어 등기임원에 오른 사실이 드러나면서 진에어는 신규 취항 제한 등의 국토부 제재를 작년 8월부터 받고 있다. 이달 초 진에어는 항공법령 위반 재발방지 및 경영문화 개선 이행내용을 담은 최종 보고서를 국토부에 제출하고 제재 해제를 공식 요청하기도 했다.

박상모 진에어 노조위원장은 "진에어 직원의 고통과 좌절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객관적인 사실"이라며 "제재 기간 죄 없는 직원들의 경제·심리적 피해를 회사는 절대 모른 척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또 별도의 TF(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성과급 체계 개선과 안전장려금 신설을 요구하기로 했다. 안전장려금 신설은 대한항공 제도를 참고하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무사고 운항에 대한 임직원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한 1997년도에 안전 장려금 제도를 도입했다. 안전 장려금은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1년 단위로 정비·항공·운항 등의 기준을 마련·평가해 지급한다. 대한항공은 지난 5월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기본급 100% 수준의 안전장려금을 지급했다.

박 위원장은 "회사의 어려움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조원태 회장 취임 이후 각종 혜택을 받은 대한항공과의 형평성을 맞추는 협상이 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상 진행이 녹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악화 된 경영 실적이 부담이다. 진에어는 올 2분기 26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도 243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59%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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