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파이트'? 소프트뱅크, 위워크 CEO 내쫓을까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9.09.23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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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IPO 실패, 기업가치 절반 아래로…
노이만 창업자, 대마초 흡연 등 구설수
소프트뱅크 등 노이만 CEO 사임 요구…
노이만, 과반의결권으로 역공 나설 수도

/사진=AFP통신/사진=AFP통신


급성장을 거듭하던 세계 최대 사무실공유업체 '위워크(wework)'가 위기에 봉착했다.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 작업이 무기한 연기됐고, 기업가치 뻥튀기 지적도 나왔다. 급기야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의 자질 논란까지 빚어지면서 내홍 조짐까지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위워크 모회사인 위컴퍼니 이사진 일부가 창업자인 아담 노이만이 CEO 자리에서 물러나도록 요구하고 있다"며 "이르면 이번 주초 이사회 회의에서 그의 거취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노이만에 사퇴를 요구한 이사 가운데는 일본의 소프트뱅크그룹 측 인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는 지금까지 위워크에 100억달러(약 11조9180억원) 이상을 투자한 주요 투자자다. 현재 로널드 피셔 소프트뱅크 부회장이 위워크 이사 중 한 명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관계자를 인용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도 노이만 사퇴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창업자와 최대 투자자 사이에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위워크의 위기는 아이러니하게도 투자유치를 위한 상장 작업을 추진하면서 불거졌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기업가치 470억달러(약 56조원)를 인정받으며 승승장구하는 듯 보였지만, IPO를 위해 공개한 경영정보에서 드러난 회사 상황은 예상보다 심각했다.

2010년 창업 당시 2개에 불과하던 지점이 올해 6월 말 528개로 늘어날 정도로 덩치가 커졌지만,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위워크는 지난해에만 19억달러(약 2조2700억원)의 손실을 기록할 정도로 재무상태가 나빴다. 올해 상반기에도 9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기록하면서 기업가치가 150억~200억달러 정도로 쪼그라들었다.

방만한 경영이 문제였다. 노이만 CEO는 '위(We)'라는 브랜드 사용료로만 회사로부터 5900만달러(약 700억원)를 받았다. 논란이 되자 노이만은 이를 반납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미 시장의 눈빛은 싸늘해진 뒤였다.


노이만은 사생활 측면에서도 구설에 올랐다. 그는 지난 여름 친구들과 전용기로 이스라엘에서 휴가를 보냈는데, 이때 오가는 비행기 안에서 대마초를 피웠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경영자로서의 자질 문제가 제기됐다. IPO를 앞둔 중요한 시기에 부적절한 처신으로 회사에 손해를 준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이만이 실제로 위워크 CEO 자리에서 물러나게 될지는 미지수다. 이사회가 노이만의 사임을 요구해도, 의결권 과반을 보유한 노이만이 거부할 수 있어서다. WSJ는 "노이만이 가진 의결권은 모든 이사를 해임할 정도이지만, 소프트뱅크의 영향력도 만만치 않다"면서 "노이만을 포함해 7명으로 구성된 위워크 이사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아직 예측할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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