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핀' 도약 나선 네이버, '네이버파이낸셜' 신설 확정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2019.09.20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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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페이 분할' 안건 주총 의결… 커머스, 금융 연계한 플랫폼 구축 노려

'테크핀' 도약 나선 네이버, '네이버파이낸셜' 신설 확정


네이버 (184,400원 ▼300 -0.16%)가 간편결제 사업부문 '네이버페이'를 별도 법인으로 분사, 금융 플랫폼 구축에 본격 나선다. 커머스와 금융 사업을 연계해 '테크핀'(ICT 기술 중심 금융)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 다지기다.

네이버는 20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네이버페이 CIC(사내독립기업)를 분사해 '네이버파이낸셜'을 신설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분할 기일은 11월 1일이다. 최인혁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겸직한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미래에셋으로부터 5000억원 이상 투자금을 유치한다. 네이버파이낸셜 자본금은 50억원으로 자본 325억원, 부채 6108억원 등 자산 규모는 6432억원이다. 최인혁 대표는 "미래에셋 투자는 관련 절차를 거쳐 이뤄질 예정"이라며 "인력 충원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사진제공=네이버.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사진제공=네이버.
네이버는 네이버파이낸셜 설립을 계기로 네이버페이를 중심으로 한 금융 플랫폼을 구축할 방침이다. 네이버페이를 매개체로 커머스와 금융 사업을 연계하는 게 핵심 전략이다. 검색에서 쇼핑으로 이어지는 네이버페이 이용흐름을 금융 영역으로 확장하겠단 것. 네이버페이는 월 1000만명에 달하는 결제자를 확보하고 회원가입, 로그인, 배송조회 등 온라인 쇼핑 영역에서 결제 편의성을 높여왔다. 최근에는 네이버페이 포인트 지급 이벤트로 신규 사용자 유치에 나섰다.



금융상품 추천·가입·조회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 금융 플랫폼을 구축, 장기적으로 중개수수료 매출 창출을 노린다. 이를 위해 미래에셋과 투자금 유치뿐 아니라 전략적 협업 관계를 맺었다. 두 회사는 IT 기술을 접목한 신개념 투자상품 개발에도 나설 전망이다. 미래에셋은 그동안 네이버와 다양한 방식으로 연합 전선을 구축했다. 2017년 7월 네이버와 미래에셋대우는 총 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맞교환을 단행, 디지털 금융사업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3월에는 두 회사가 1000억원씩 출자해 2000억원 규모의 아시아 유망 스타트업 투자 펀드를 조성했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에 대해선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은행업에 뛰어들 경우 각종 규제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는 우려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인터넷전문은행 추진 가능성에 대해 "아직까지 그럴(추진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일본 자회사 라인과 협업을 통한 해외시장 진출에도 나설 전망이다. 라인은 자회사 라인파이낸셜을 통해 일본과 대만, 인도네시아, 태국 등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을 비롯한 금융 사업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지난해 라인에 75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출자한 바 있다. 네이버페이는 올 6월부터 라인페이와 시스템 연동을 통해 일본 라인페이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간편결제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한 대표는 라인과 금융 협업 가능성에 대해 "현재로선 구체적으로 마련된 방안은 없으나, 두 회사가 필요한 경우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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