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유통가도 초긴장 "당장은 가격 안올리지만…"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이강준 기자 2019.09.17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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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 상륙]현재 돼지고기 비축물량남아, 사태 장기화시 가격인상불가피....불안감에 닭·소고기 등 대체 수요 가능성

편집자주 ‘돼지흑사병’이라 불리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결국 국내에 상륙했다. 6160호에 달하는 국내 양돈 농가와 돈육업계, 식탁에 이르기까지 전체 육류 공급-소비 사슬이 휘청거릴 위기에 처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돼지고기를 진열하고 있다.  /사진=뉴스1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돼지고기를 진열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 Swine Fever, ASF)이 발병하자 유통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직 초기단계이지만 2011년과 2017년 구제역파동 당시처럼 대규모 확산시 돼지고기 수급과 가격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일단 해당 발병농가와 거래하는 마트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마트 (65,500원 ▲200 +0.31%)와 홈플러스, 롯데마트는 해당 농가와 거래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ASF는 인체에 감염되지는 않는 것으로 보고됐다. 따라서 현재 마트에서 진열되거나 유통되는 돼지고기 제품들을 구매해 섭취해도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대형마트의 경우 축산물 이력관리를 철저하게 진행하고 있어 발병 농가가 확인 즉시 유통과정 추적 및 차단 조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사태 확산 여부다. 현재 검역당국이 추가발병과 확산을 막기위한 48시간 전국 축산종사자 이동중지 조치에 들어가면서 금주중 유통업계의 돼지고기 수급에 다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단 유통가의 국내산 돼지고기 비축물량이 남아있고 멕시코 등지로부터 수입돼지 물량도 있어 당장 수급차질에 따른 가격변동 가능성은 크지않다는 설명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돼지고기 산지가격이 급등하고 있는데 현재로선 비축 물량이 있기때문에 당장 소매가격을 올리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ASF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이동제한이 금주말까지 장기화되고 과거 구제역사태 처럼 대규모 살처분 조치가 이뤄질 경우가 돼지고기 가격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2017년봄 구제역이 발생하자 돼지고기 가격은 삼겹살 100g당 2000원을 넘어서며 폭등하기도 했다. 마트 삼겹살은 각종 할인행사 등을 감안해도 현재 1800~1900원대로 오름새인데 조만간 마트가격기준 2000원대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국내 소비자는 비교적 고가인 소고기와 달리 돼지고기의 경우 수입산보다는 국내산을 선호한다. 마트 시판 돼지고기의 절반이 삼겹살이고 15%가 목살일 정도로 인기부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가격변동이 상대적으로 높게 일어날 수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ASF의 인체감염성이 없다하더라도 소비자들이 불안감 때문에 돼지고기를 외면하고 닭이나 소고기 등 대체품을 찾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돼지고기 가격 상승세가 주춤하고 대체육류 값이 오를 수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아직 초기단계로 수급 측면에서 심각한 상황은 아닌만큼 바이어들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고객수요와 가격변동을 현 시점에서 예단하기 어렵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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