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재선을 위해 경기부양이 필요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음달 1일 70주년 건국일 행사를 화려하게 치러야 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모두 단기 성과를 원하는 상황이다.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의 미국측 대표인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9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지적재산권 절도 방지를 위한 이행강제 장치에 대해 중국과 최소한 개념적 합의는 이뤄졌다"고 말했다.
중국은 최근 미국 고위급 무역 당국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스몰딜을 제안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이날 보도했다. 대중국 관세 인상을 미루고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거래 제한을 완화할 경우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늘리겠다는 내용이다. 당초 미국은 10월1일부터 2500만달러(약 300조원) 상당의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율을 25%에서 30%로 인상할 계획이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향해 대두와 옥수수 등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대폭 늘리라고 요구해왔다. 이에 중국은 비공식적으로 농산물 구매와 미국의 화웨이 규제 문제를 연계시켜왔다.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의 가장 큰 시장 가운데 하나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미국 농민들이 중국의 보복 관세로 큰 타격을 받아왔다.
이 시각 인기 뉴스
◇"트럼프, 12월 대중국 관세 연기 검토"
중국이 요구하는 화웨이 규제 완화의 경우 미국은 국가안보를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기존 관세 철회도 협상 전략 차원에서 수용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그러나 추가관세 연기는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구매 확대를 확약할 경우 그 대가로 내놓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중국과의 협상 경과에 따라 12월15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를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휴대폰, 컴퓨터, 장난감 등 약 1500억달러(약 180조원) 상당의 중국산 상품에 12월15일부터 15%의 관세를 물리기로 한 바 있다.
미중 양국의 고위급 무역회담은 다음달초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이지만, 상황에 따라 그 이전에 잠정적인 '스몰딜' 합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 양측이 고위급 협상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이달 중순 차관급 실무회담을 열기로 했다는 점에서다. 중국 관영 경제일보의 소셜미디어 계정인 타오란 노츠는 최근 "(과거와 달리) 이번 무역협상에선 새로운 발전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내다봤다.
아트 호건 내셔널증권 시장전략가는 "무역협상 분위기가 좋아졌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또 다시 (중국을 겨냥해) '폭풍트윗'(tweetstorm)을 날리지만 않는다면 주식시장은 지금 범위의 상단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중 무역협상의 진전 소식에도 시장은 섣부른 기대 대신 관망세를 유지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8.05포인트(0.14%) 오른 2만6835.51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0.28포인트(0.01%) 내린 2978.43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5.64포인트(0.19%) 떨어진 8087.44로 마감했다.
슈왑센터의 랜디 프레드릭 이사는 "다음달 미중 고위급 무역회담이 열릴 예정이지만, 아직 정확한 날짜와 논의 대상에 대한 정보는 나오지 않았다"며 "협상 타결을 낙관하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신중론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