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타임은 전세계 100여개국에서 1억5000만의 시청가구를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채널 브랜드로, 지난 2017년 한국에 진출했다. 이번 캠페인은 한국 시청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일환으로 기획됐다. ‘나를 위한 시간’이라는 캐치프레이즈의 의미와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스스로를 위한 시간을 갖기 어려운 30대 기혼 여성을 캠페인 대상으로 설정했다. 또한 폭넓은 공감대 형성을 위해 캠페인 홍보 영상에는 프리랜서, 직장인, 초등학생을 육아 중인 엄마 등 다양한 기혼 여성들을 섭외했다. 이들은 영상에서 “노력해서 가지려고 하지 않으면 (나를 위한 시간은) 슬프지만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자유가 이렇게 소중한 건줄 몰랐어요”라는 결혼의 고충을 털어놓는다. ‘나를 위한 시간’ 캠페인의 기획 담당자는 “릴레이 형식의 캠페인을 통해 육아와 일, 가정과 일터, 다양한 곳에서 고군분투하는 기혼 여성들사이에서 ‘ 나를 위한 시간 ’ 과 그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참가자들에게 나를 위한 시간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를 선물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주요 타깃층인 여성의 현실과 이를 둘러싼 사회적 흐름을 고려해 캠페인을 기획했다는 의미다.
여성의 현실을 새롭게 바라보고 해석하려는 노력은 지난 몇 년간 방송계에서 꾸준히 등장하는 흐름이다. 여성들이 사용하는 화장품을 소개하고 평가하는 프로그램 ‘겟 잇 뷰티’로 알려진 케이블 채널 온스타일은 2017년 여성의 몸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바디 액츄얼리’, 여성들이 모여 다양한 사회 이슈를 이야기하는 ‘뜨거운 사이다’ 등의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넷플릭스 역시 네 명의 워킹맘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 ‘워킹맘 다이어리’나 남성 중심적인 미국 정치판에서 출마에 도전하는 네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세상을 바꾸는 여성들’, 그리고 여성 코미디언들의 스탠드업 코미디 쇼 등 다양한 여성 중심 콘텐츠들을 꾸준히 제작하고 있다. 올해 방영됐거나 방영 중인 종편 및 지상파 드라마 중에서는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MBC ‘신입사관 구해령’ 등의 작품이 스테레오 타입을 뒤집는 여성 캐릭터들을 등장시키며 주목을 받았다. 이전까지 소외됐던 여성들의 이야기가 콘텐츠에 등장하는 현상은 이에 대한 수요가 존재한다는 의미이자, 현실을 바라보는 여성들의 시각이 변화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여성 전용 채널인 라이프타임이 여성들의 고충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브랜드 홍보 캠페인을 기획하는 것 역시 이런 시대적인 흐름의 반영이다.
캠페인 홍보 영상에서 기혼 여성들이 말하는 ‘나를 위한 시간’은 “영화를 보면서 차나 맥주 한 잔”, 또는 “잠자기 전 30분 동안 오롯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처럼 사소한 것들이다. 그러나 그런 사소함을 누리거나 고민해볼 여유조차 없는 여성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라이프타임 측은 “‘나를 위한 시간’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한국 여성들이 자신의 삶을 당당하게 영위할 수 있도록 지지하는 캠페인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 밝혔다. 그렇다. 여성에게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나를 위한 시간’이.